은밀하게 뚫린 가정의 안방
집 안이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는 믿음을 무너뜨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최근 홈캠(IP 카메라) 12만 대를 해킹해 사생활 영상을 탈취하고 성착취물로 제작·판매한 일당 4명을 검거했습니다. 이들은 해킹한 영상으로 1,200여 개의 불법 콘텐츠를 만들어 해외 사이트에서 약 5,300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범죄 조직이 제작한 영상들은 최근 1년간 특정 성착취물 사이트에 게시된 전체 영상의 62%를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막대했습니다. 단순한 정보 유출을 넘어 실제 피해로 이어지는 심각한 사이버 범죄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취약한 보안 틈탄 조직적 범죄
해커들의 수법은 비교적 단순했지만 효과적이었습니다. A씨는 6만 3천 대, B씨는 7만 대의 홈캠을 각각 해킹했는데, 주로 'admin', '1234'처럼 추측하기 쉬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보안에 취약한 기기를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사용자의 보안 의식 부족과 제조사의 기본 설정 미흡이 결합되면서 범죄자들에게 쉽게 뚫리는 구멍이 되어버린 겁니다.
이들은 탈취한 영상들을 성착취물로 가공해 해외 사이트에 판매했으며, 영상을 구매·시청한 3명도 함께 체포되었습니다. 경찰은 범죄 수익이 현재는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고 밝히며, 국세청에 세무 정보를 요청해 추가 법적 조치를 준비 중입니다.
확산되는 피해와 소비자 불안
이번 사건은 올해 쿠팡, SK텔레콤, KT, 롯데카드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맞물려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한 유튜버는 스튜디오에서 환복하는 장면이 유출되고 IP 주소까지 공개되면서 2차 피해를 겪는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일상생활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카메라가 오히려 사생활을 노출시키는 도구로 전락하면서 많은 이들이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경우 집단 소송이 시작되는 등 소비자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습니다. 하루 만에 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소송 참가자 모집 카페에 가입하는 등 피해 회복에 대한 의지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 대책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58곳의 피해 장소에 직접 방문해 피해 사실을 통지하고 비밀번호 변경을 안내하는 등 적극적인 피해자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담 경찰관을 지정해 피해 상담, 불법 촬영물 삭제 지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연계 등 다각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 중입니다.
해외에 유포된 영상들을 차단하기 위해 해당 사이트 접속 차단을 요청하고 외국 법집행기관과 협력해 폐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상시 점검과 엄정 수사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사용자들에게는 8자리 이상에 특수문자를 포함한 비밀번호 설정, 6개월마다 비밀번호 변경, 펌웨어 최신 상태 유지 등 기본적인 보안 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홈캠 제조사들도 보안 시스템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