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항만 이용료 상호 부과…해운·조선업계 긴장 고조
오는 14일부터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국 선박에 대해 항만 이용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양국 간 무역 분쟁이 관세와 희토류를 넘어 해운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조치는 글로벌 해운 물동량과 선박 수주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관련 산업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무역 갈등의 새로운 전선, 항만 이용료
이번 항만 이용료 부과는 미국이 중국의 조선·해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은 중국 선박에 대해 순톤당 최대 50달러 또는 컨테이너당 120달러에 달하는 이용료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이에 중국 역시 미국 선박에 대해 톤당 400위안의 수수료를 부과하며 즉각적인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는 단순히 물류 비용 증가를 넘어, 각국의 무역 정책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세 지속, 해운업계 실적 악화 우려
전통적으로 물동량이 많은 3분기에도 컨테이너 해운 업계는 운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분기 내내 내림세를 보였으며, 이는 관세 부과를 피하려는 조기 선적 물량과 함께 글로벌 선사들의 신조선 대량 투입으로 인한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운 업계는 하반기에도 하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습니다.
자동차 운반선에 3배 오른 입항료…현대글로비스 '직격탄'
특히 한국 해운 및 자동차 업계는 미국의 자동차 운반선 입항 수수료 인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외국에서 건조된 자동차 운반선에 대한 입항 수수료를 기존 톤당 14달러에서 3배 이상 오른 46달러로 확정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 조치를 중국산 운반선에 한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한국 최대 자동차 운반선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상당한 추가 비용 부담에 직면했습니다. 7000CEU급 선박 기준으로 1회 입항 시 약 12억 7000만원이 부과되며,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 자동차 업계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중국의 맞대응과 조선업계의 반사이익
중국의 보복 조치는 미국 선박에 대한 항만 이용료 부과와 더불어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미중 갈등 심화는 중국 조선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와 함께 전 세계 교역량 둔화, 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이 겹치면서 중국의 글로벌 조선 발주량 비중은 지난해 74.5%에서 올해 58.8%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반면, 한국 조선소들은 중국 선주들의 발주 전환에 힘입어 수주량이 증가하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RG 공급 확대 및 R&D 예산 증액 등 국내 조선업 지원을 강화하며 기회 활용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 속 한국의 딜레마와 수출 경쟁력
결론적으로, 이번 미중 항만 이용료 부과 조치는 한국을 양국 사이에서 난처한 '샌드위치' 신세로 만들고 있습니다. 해운업계는 운임 하락과 특정 선종의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반면, 조선업계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수출 분야에서는 관세 부담에 물류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한국 업계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의 향방에 따라 국내 관련 산업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