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식 대신 찾은 로봇 현장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4주년을 맞아 서울 우면동 R&D 캠퍼스의 RX(로보틱스 익스피리언스) 사업추진실을 찾았습니다. 별도 기념식 대신 휴머노이드 로봇의 팔과 손 정밀 조작 기술을 직접 확인한 겁니다. 내년 CES 2027을 앞두고 로봇 사업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려는 행보로 읽힙니다. RX사업추진실은 지난 7월 노태문 사장 직속으로 신설됐고, 로봇 개발 역량을 한데 모아 중장기 전략과 핵심 기술 개발, 사업화를 총괄합니다.
반도체 뒤에 놓인 숙제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반도체 호황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지는 사이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의 수익성은 악화됐습니다. 실적의 한 축에 기대는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가 삼성의 오랜 과제인 셈입니다. 이에 회사는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산업용 로봇을 시작으로 가정용과 서비스 로봇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입니다.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공장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하고, 생산 라인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우선 투입한다는 구상도 내놨습니다. 물론 로봇 사업이 단기간에 반도체를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초기에는 제조 현장에서 활용도를 높이며 기술을 검증하는 방식이 유력합니다.
CES 2027과 AI 생태계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라스베이거스 CES 2027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물체를 집거나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손 기술이 핵심으로 꼽힙니다. 회사는 자체 생산시설을 시험장으로 활용해 로봇의 신뢰성을 높이는 한편, AI 모델과 데이터센터, 전력과 냉각 인프라 투자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로봇과 AI를 함께 키워 반도체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다만 중국의 반도체 기술 추격이 빨라지고 있어, 새 성장동력 확보와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 유지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