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하루 전 도착한 비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 하와이 태평양사령부 방문을 하루 앞둔 10월 31일 미국 공무 비자(A-2)를 받았습니다. 미국 측이 거절 통지를 보낸 지 사흘 만인데요. 그는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판결문 영문 번역본 등 추가 자료를 제출한 뒤에야 비자를 손에 넣었습니다.
앞서 정청래 의원도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앞두고 비자 발급이 보류되면서 방문 일정을 유럽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그는 1989년 주한 미국대사관저 점거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력이 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장과 외통위 소속 의원의 방미가 잇따라 막히면서 외교적 파장이 커진 겁니다.
번복된 대응, 엇갈린 책임 공방
민주당의 대응은 사안에 따라 달랐습니다. 정 의원 때는 미국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진 위원장 때는 이주희 원내대변인이 국민의힘을 향해 국회 모욕과 한미동맹 정쟁 개입을 중단하라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 소속 의원의 비자 문제인데, 상대국을 향하던 화살이 야당으로 돌아선 셈입니다.
국민의힘은 사상 초유의 외교적 망신이자 국가적 참사라며 공세를 폈습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하와이행 비행기에 오르더라도 삐걱대는 동맹의 현주소는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은 동맹에 문제가 있었다면 비자가 이렇게 빨리 나올 수 없었다며 사대주의라 맞받았습니다. 당 일각에서는 주요 보직 인선 때 비자 심사 변수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회의장에서 드러난 온도차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G20 외교장관 회의 기자회견에서 해당 사안을 수십 년 전 행동과 관련한 특정 개인의 문제로 규정하고, 양자 협의를 통해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예정된 회담은 없다고도 했는데요.
비자 문제의 급한 불은 껐지만,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시각차가 드러났습니다. 미 국무부는 발표 자료에 처음으로 서해에서의 강압적 행태를 명시했지만 우리 외교부와 일본 측 발표에는 빠졌습니다. 북핵 표현도 미일은 완전한 비핵화를, 우리 측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및 비핵화를 내세웠습니다. 비자 한 건이 한미 간 인식 차를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