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요구 앞에 선 한국 외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하면서 한국 외교가 복잡한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정부는 이를 '파병' 대신 '기여'라는 표현으로 다듬으며 검토 중인데요. 당초 안보 현안을 다룰 예정이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정부 내 신중론이 힘을 얻으면서 순연됐습니다. 파병 관련 안건이 공식 논의에서 빠지면서 결정이 미뤄진 겁니다.
시선은 9월 18일로 향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과 조현 외교부 장관의 방미 일정이 같은 날 겹쳤기 때문인데요. 조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파병 문제를 비롯한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여야가 갈린 자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범여권 의원들의 반대가 쏟아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이번 전쟁을 미국의 침략 전쟁으로 규정하며 젊은이들의 생명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이기헌 의원은 카타르에 거주하는 약 2,000명의 재외국민 안전을 이유로 들었고,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가장 불법적이고 위험한 전쟁에 군을 보내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반대편에서는 정부와 여당의 온도차를 문제 삼았습니다.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집권당 의원들이 일제히 파병에 반대하는데 정부 검토 방향은 다르다며, 이런 엇박자가 국민 불안을 키운다고 지적했습니다. 외교부는 한 발 물러선 답변을 내놨습니다. 박윤주 1차관은 단순한 한미관계가 아니라 항행의 안정과 에너지 수급선, 국민 안전 확보 차원에서 본다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거리로 나온 반대 목소리
시민사회의 반응도 거셉니다. 참여연대와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단체들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병 검토 중단을 촉구했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파병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나왔습니다. 민주노총은 광화문 미 대사관 인근에서 파병 반대 입장을 밝히며 주말 철야농성까지 예고했습니다.
파병 논의는 다른 현안과 얽혀 있어 더 복잡합니다. 조현 장관은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발표 지연이 한미 간 이견이 아닌 국내 절차 문제라고 설명했는데요.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원자력 협정 개정, 북미 대화 재개 과정에서의 '패싱' 우려까지 맞물려 있습니다. 정부가 국익을 앞세워 어떤 답을 내놓을지, 18일이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