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세대 단지의 '선착순' 대출 전쟁
디에이치방배 단지가 최근 입주자들의 불만으로 들끓고 있습니다. 3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단지인데, 집단대출 한도가 5000억 원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세대당 필요한 자금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인데요.
결국 대출 신청이 사실상 선착순으로 변하면서 수분양자들 사이에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한정된 자금을 두고 누가 먼저 줄을 섰는가가 내 집 마련의 운명을 가르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대출 한도가 단지 규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입주 마무리 단계에서 수백 세대가 발이 묶인 셈입니다.
규제 위에 쌓인 예외, 누더기가 된 정책
이런 사태는 최근 가계대출 규제가 쌓여온 방식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대출 문턱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는데요. 문제는 규제가 지나치게 강화되면서 청년과 신혼부부 같은 실수요자들의 자금난이 심화됐다는 점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국은 핀셋 지원책을 내놓으려 했지만, 실거주자와 투기 수요를 정교하게 가르는 기준 마련이 쉽지 않았습니다. 무주택자라고 해서 모두 실수요자인 것도 아니고, 은행이 차주의 주거 행태까지 일일이 심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예외 조항을 만들고, 이를 막기 위해 또 다른 조건을 덧붙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규제는 누더기처럼 뒤죽박죽이 되었습니다.
실수요자 보호와 부채 억제 사이
당연히 이런 복잡한 규제는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자금 계획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디에이치방배처럼 잔금대출이 막히면 신축 입주자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는데요.
규제가 복잡해질수록 일반 수요자들은 정책의 틈새를 파악하는 것조차 버거워집니다. 단순한 예외 추가가 아닌, 어떤 차주를 왜 지원하고 제한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체계가 시급해 보입니다. 가계부채 관리와 실수요자 보호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금융정책의 정립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