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기반 마련에 양국이 환영
한국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키며, 한미 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 합의를 실행할 법적 토대가 마련됐습니다. 이 법안은 미국의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에 한국의 투자가 기여할 수 있도록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데요.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이 법안 처리에 대해 "환영하고 긍정적인 조치"라고 즉각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미국은 지난 몇 달간 한국을 무역법 301조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관세 인상 압박을 가해왔지만, 법안 통과와 함께 이러한 위기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법안 통과 직후인 3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로 날아가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졌습니다. 약 50일 만의 재회였죠. 김 총리는 회담에서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직접 설명하며 한국 정부의 강력한 투자합의 이행 의지를 전달했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이를 적극 환영하며, 양국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투자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안보 협력까지 논의한 '종합적 동맹 대화'
이번 회담은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안보 이슈까지 포괄한 종합적인 대화의 장이었습니다. 김 총리는 대미투자특별법이 한미 공동설명자료(JFS) 이행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특히 핵추진잠수함(핵잠), 원자력, 조선 분야와 같은 안보 협력 합의사항들의 조속한 이행을 밴스 부통령에게 당부했습니다. 이는 군사 동맹을 넘어 미래 전략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하겠다는 한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양측은 구체적인 현안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구글의 지도반출 요청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전향적 결정에 감사를 표했고, 다른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한 지속적 소통을 제안했습니다. 또한 김 총리는 밴스 부통령이 과거 관심을 표명했던 쿠팡 관련 문제나 종교 문제 등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재확인하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김 총리는 이날 앤디 김 상원의원과도 별도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서는 '한국 동반자 법안' 통과를 위한 협조를 요청하며, 대미 투자 이행을 가로막을 수 있는 비자 문제 등 제도적 장벽 해소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로운 협력의 시작과 남은 과제
이번 법안 통과와 정상회담은 한미 경제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제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을 위한 하위법령 정비와 1호 프로젝트 선정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유력한 1호 사업 후보로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이나 텍사스주의 민간 전력망 투자 등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있습니다. 미국이 시작한 무역법 301조 조사가 실제 관세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변수죠. 또한, 국내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해외 투자가 국내 산업 공동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법안 자체에도 '상업적 합리성' 예외 조항처럼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수익성이 낮은 투자도 가능하게 한 부분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총리의 이번 방미와 밴스 부통령과의 회담은 양국 관계가 단순한 무역 차원을 넘어 전략적 투자와 안보 협력이 결합된 포괄적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법적 기반이 마련된 이상, 앞으로의 과제는 이 법이 양국 경제에 실질적인 성과를 낳도록 현명하게 실행해 나가는 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