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권자까지 번진 부정선거론
인스타그램이 10대에게 뉴스와 역사를 접하는 창이 되면서, 최근 1~2년 사이 극우적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혐오와 가짜뉴스, 유머와 밈이 뒤섞이면서 위험성도 커지는데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를 계기로 이런 흐름은 더 뚜렷해졌습니다.
한겨레가 48개 인스타그램 계정을 분석한 결과,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게시물은 755건으로 하루 평균 7건꼴이었고 좋아요는 234만 건에 달했습니다. '통영 부정선거 빼박 증거'처럼 사실이 아닌 내용도 퍼졌죠. 14~18세 604명 설문에서 46%가 부정선거론 게시물을 접했다고 답했고, 28%는 2026년 지방선거가 조작됐다는 주장에 동의했습니다. 성별 차이도 거의 없어 미래 유권자층의 인식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해시태그로 엮인 네트워크
계정들은 시기별로 관심사를 바꿔가며 결속했습니다. 비상계엄 시기에는 계엄 관련 언급이 34%였지만, 6·3 지방선거 이후에는 국내정치 30%, 선관위 이슈 20%로 무게중심이 옮겨갔습니다. '이느금'과 '정치크러쉬' 같은 계정은 3개월간 101건의 게시물로 부정선거 프레임을 집중적으로 퍼뜨렸습니다.
해시태그는 이들을 묶는 연결고리였습니다. 비상계엄 직후 '#계엄령', '#부정선거'가 공유되기 시작했고, 9월에는 해시태그 공유 쌍이 76개로 늘면서 26개 신규 계정이 등장했습니다. 내부 담론은 이재명과 민주당을 '내부의 적', 중국과 공산주의자를 '외부의 적'으로 규정하며 양극화를 심화시켰습니다.
놀이가 된 극우 문화
오프라인 움직임도 이어집니다. 8월 29일 홍대입구역 인근 집회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얼굴과 '멸공'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은 청년들이 눈에 띄었고, 6월 3일을 기념해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멸공런'에는 30여 명이 6.3㎞를 달리며 구호를 외쳤습니다.
밈과 카드뉴스는 이념을 놀이처럼 포장합니다. '우파에는 미남미녀가 많다'는 식의 릴스가 인기를 끌고, 티셔츠와 키링, 스티커 등 굿즈 매출은 지방선거 이후 두 배로 늘었습니다. 연구자 신시아 밀러 이드리스는 이를 '주류화 전략'이라고 분석합니다. 정치적 주장이 문화 상품이 될 때 확산 속도와 침투력은 훨씬 강해지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