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34년 만의 첫 한자리
서울에서 열린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중앙아시아 5개국이 산업과 공급망 협력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정부 간 협력 문서 9건을 체결했는데요. 수교 34년 만에 5개국이 한자리에 모여 핵심광물 공급망을 논의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회의는 지난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서울에서 진행됐습니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다자 장관급 협의 채널을 새로 만들고, 정례화를 통해 협력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광물에서 완제품까지
이번 협력의 핵심은 리튬, 우라늄, 희토류 같은 전략 광물이 풍부한 중앙아시아와 첨단 제조·가공 기술을 가진 한국의 역량을 결합하는 겁니다. 단순히 원자재를 사오는 구조에서 벗어나 현지 정·제련과 고부가 가공, 완제품 생산까지 연결하는 상생 밸류체인을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국가별 내용도 구체적입니다. 카자흐스탄과는 원유 밸류체인 공조를 위한 기본 약정과 전주기 원전 협력 MOU를 맺었고, 키르기스스탄과는 기존 무역·투자 협력 문서를 개정해 핵심광물과 할랄, 디지털 전환 분야로 넓혔습니다. 타지키스탄과는 수교 이래 처음으로 산업 협력 MOU를 체결해 광업과 AI, 신기술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과는 화학산업 및 플랜트 협력 MOU를, 우즈베키스탄과는 희소금속센터 기반의 핵심광물 전주기 협력 플랫폼과 제조 AX 전환, 수출역량 강화 협력 문서를 각각 체결했습니다.
116건의 민간 MOU
정부 간 문서 못지않게 눈에 띄는 건 민간 교류 규모입니다. 비즈니스 포럼과 서밋을 통해 총 116건의 MOU가 체결됐는데요. 카자흐스탄과만 78건이 맺어졌고, 투르크메니스탄 14건, 우즈베키스탄 5건, 비즈니스 서밋에서 19건이 추가됐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알라타우 스마트시티 협력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희소금속 기술협력, 에스에이씨의 합금철 플랜트 설비 수출 등이 대표적입니다.
관건은 후속 조치입니다. 산업부는 한-중앙아 산업장관회의를 정례화하고 KOTRA 무역관, 현지 재외공관과 연계해 기업들의 현장 애로를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체결된 문서가 실제 계약과 투자로 이어지느냐가 이번 성과의 진짜 성적표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