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8개월 만에 다시 만난 협상 테이블은 깊은 골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중재국들이 내놓은 3년간의 핵 농축 중단 제안은 이란 측에 의해 단호히 거부되었고, 미국은 협상 직후 중동에 배치된 항공모함을 방문하며 군사적 힘을 과시했습니다. 더욱 이례적인 것은 협상장에 군복을 입고 등장한 미군 고위 지휘관의 모습이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의 ‘힘을 통한 평화’ 전략이 외교적 대화와 군사적 압박을 동시에 구사하는 독특한 형태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협상 테이블 위의 난제
중재국인 이집트, 튀르키예, 카타르가 내놓은 합의안의 핵심은 이란이 3년간 핵 농축을 중단하고 고농축 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하며, 탄도 미사일의 선제 사용을 포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포기할 수 없는 권리’로 규정하며 단호히 거부했죠. 미국의 요구는 더욱 포괄적입니다. 핵 프로그램 중단에 더해 이란의 미사일 개발 제한과 역내 대리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까지를 요구하고 있어요. 이란은 미사일 문제는 국방 문제로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맞섭니다. 이처럼 협상 출발선부터 첨예하게 대립하는 핵심 쟁점들로 인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기간 내 합의 도출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군복 입은 협상가들
이번 협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미국 측 협상단의 구성입니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이 해군 정복 차림으로 협상장에 등장한 것이죠. 이는 전통적인 외교 관행을 벗어난, 매우 이례적인 모습입니다. 군 고위 지휘관의 협상 참여는 이란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암시하는 동시에, 협상 테이블에서 군사 전문성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협상이 끝난 직후에는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중동 해역에 배치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며 ‘힘을 통한 평화’ 메시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보는 협상이라는 외교적 채널과 군사적 억제력을 동전의 양면처럼 활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접근법을 보여줍니다.
협상판 뒤의 또 다른 플레이어
미국과 이란의 양자 구도 속에서 또 다른 중요한 변수는 이스라엘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예정된 회담에서 이란 협상에 반드시 미사일 문제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 능력과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결합하는 것을 최대의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죠. 따라서 미국의 협상 전략에는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강경한 입장이 언제나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편, 미국은 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이란산 석유 불법 거래 관련 단체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는 등 압박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교착 상태의 협상은 단순한 외교적 합의를 넘어, 중동 지역의 힘의 균형과 미국의 동맹국 관리라는 더 넓은 그림 속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