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과 송금 규모, 막판까지 평행선
한미 양국이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협상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대 걸림돌은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가운데 2기를 한국형 APR1400으로 짓는 방안입니다. 미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가 자국 노형 AP1000의 입지 위축을 우려해 반대하면서 협상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율을 둘러싼 이견도 남아 있습니다. 한국은 의결권 포함 15% 이상을 요구하지만, 미국은 의결권 없는 5~10% 투자를 고수합니다. 미국이 파이로프로세싱 투자까지 추가로 요구하면서 총 투자 한도 2000억 달러 초과 우려도 제기됩니다.
첫 송금 규모도 쟁점입니다. 미국은 연말까지 100억 달러 안팎의 현금 송금을 요구했고, 정부는 22억 달러 이상을 먼저 보낸 뒤 내년부터 한도 내에서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금리 부담까지 겹친 이중고
금융 환경 악화도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미국 20년물 국채금리가 4.73%에서 5.40%로 오르면서, 20년 내 원리금 회수를 위한 연간 필요 수익률은 16.1%에서 17.0%로 뛰었습니다. 223억 달러 규모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에 17.0% 수익률을 적용하면 매년 약 38억 달러를 확보해야 하는 겁니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와의 장기 전력판매계약과 미국 정부 보증 같은 안전장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사업과 파이로프로세싱 사업도 상업적 합리성 확보가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보고 연기와 파병 속도조절
이런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예정됐던 국회 보고를 21~22일로 미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조승래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은 정부가 추석 전까지 한미 협의를 마무리하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야의 시각은 엇갈립니다. 국민의힘은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투자에 우려를 표하며 공개 보고를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비공개 보고 후 브리핑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도 속도조절에 들어갔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NSC 상임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국내 반발과 여권 내 기류 등이 고려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조 장관은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파병을 국민 안전과 지역 안정을 위한 기여 차원에서 검토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