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 터진 분노
프랑스 전역에서 고등학생들이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9월 말부터 시작된 시위는 3주 만에 파리, 마르세유, 리옹, 툴루즈 등 주요 도시로 번졌고, 주최 측 추산 45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 수류탄을 사용했고, 6,600명 이상이 체포됐는데 대부분이 미성년자였습니다. 낡은 교실과 교사 부족이 청소년들의 일상적 불만을 폭발시킨 겁니다.
시위는 벨기에 리에주로도 확산됐습니다. 프랑스어권 지역 고교생 수백 명이 교육비 상승과 과밀 학급을 항의했고, 경찰 진압 과정에서 107명이 체포됐습니다. 프랑스 학생들과 연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국경을 넘는 움직임으로 번진 셈입니다.
무너진 공교육의 뿌리
불만의 핵심은 수치로 확인됩니다. 2024년 프랑스 중등학교 교사 부족은 3,200명에 달했고, 2024년과 2025년 학년도 공립 중등 수업의 9.8%가 결석으로 채워지지 못했습니다. 교육의 질 하락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구조적 위기입니다.
학교 건물 절반은 1970년대 이전에 지어졌고, 최근 10년간 개보수 비율은 14%에 그쳤습니다. 2026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프랑스는 2000년 이후 최저 점수로 91개국 중 27위에 머물렀습니다. 1인당 공교육비는 한국의 61% 수준이고, 15년 차 초등교사 연봉도 한국의 절반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부 대응과 정치적 파장
정부는 이달 말까지 1차 종합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교사 3,000명 추가 배치와 학교 시설 개선, 대학 진학 지원 플랫폼 개편 등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채가 국내총생산의 120%에 이르고 재정적자가 커 교육 예산을 대폭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약속이 실제 예산과 인력 확충으로 이어질지가 시위 향방을 가를 전망입니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를 1968년 학생 운동에 비유하며 내년 대선 변수로 주목합니다. 마린 르펜은 좌파 조직의 배후를 제기했고, 장뤼크 멜랑숑은 가장 강력한 청년 운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이슬람주의 이민 문제로 규정하자 프랑스 외무장관은 타국의 관점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