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가 화장품 시장으로
일동제약그룹과 나인앤컴퍼니가 10월 27일 서울 성동구 나인앤컴퍼니 사옥에서 합작법인 '아이디나인(IDNINE)' 출범식을 열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역량과 브랜드·마케팅 노하우를 한데 묶은 겁니다. 공동대표에는 신아정 일동홀딩스 전무와 정민규 나인앤컴퍼니 전무가 내정됐고,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기념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양사가 겨냥하는 건 더마코스메틱입니다. 피부과학을 앞세운 기능성 화장품 시장인데요. 일동제약은 이미 '퍼스트랩' 브랜드로 보습·미백·진정·자외선 차단 4개 라인, 18종의 스킨케어 제품을 이마트 와우샵에 입점시켜 오프라인 접점을 넓혀 왔습니다.
핵심은 세라글로우
제품의 중심에는 일동제약이 독자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원료 '세라글로우(Cera-Glow)'가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20여 종의 활성 대사산물을 활용해, 피부 장벽을 이루는 세라마이드 생성을 돕고 수분 손실을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관련 특허 2건과 SCI급 논문 2건을 확보한 점이 기술적 근거로 제시됩니다.
다만 특허와 논문이 완제품의 효능까지 곧바로 보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료의 작용 기전과 별개로 실제 제품 단계에서 효과를 입증해야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출시 시점도 엇갈립니다. 내년부터 순차 출시한다는 설명과 2027년을 목표로 한다는 설명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넓어지는 K-뷰티 접점
이번 행보는 제약업계 전반의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동화약품은 글로벌 인플루언서 행사 'SEOUL VIBE 2026'에서 활명수 1897액의 글로벌 이름 'K.O.D'를 알렸고, 종근당의 '더마그램 피디알엔 크림'은 한국관광공사 포털에서 외국인 약국 쇼핑 추천 제품으로 소개됐습니다.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 '에페' 허가에 이어 체중관리 건강기능식품 '에피슬림' 3종을 내놨습니다.
제약사의 원천기술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번지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관건은 결국 소비자 신뢰입니다. 효능 검증과 브랜드 인지도, 유통망 확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술력만으로는 시장을 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