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마지노선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96%를 넘어서며 심리적 저항선인 5%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30년물 금리는 이미 5.35%를 돌파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시장에서는 이번 현상을 이른바 '금리 발작'으로 부르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시장 조정을 넘어 글로벌 금융 전반의 리스크를 재점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는 전 세계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합니다. 이 금리가 5%를 넘어서면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이 급등하고,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매력도가 크게 떨어집니다. 실제로 최근 S&P 500 지수는 4거래일 연속 2% 하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가와 포퓰리즘이 만든 완벽한 폭풍
이번 금리 급등은 한 가지 이유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먼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유가 급등은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을 5.4%까지 끌어올렸고, 이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현금 지급 공약이 더해졌습니다. 11월 중간선거 승리 시 성인 1인당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방안인데요. 이미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이런 재정 확대 우려는 국채 발행 증가를 시사했습니다. 결국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 노력과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장기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미 재무부는 금리 상승세를 잡기 위해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60억 달러로 확대했지만, 실제 매입은 52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시장은 이를 소극적인 개입으로 받아들였고, 오히려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금리가 되레 상승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다음 변수
현재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7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ING는 상황에 따라 10년물 금리가 6%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는데요. 한편 30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딜러 인수 물량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높아진 금리에 장기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심리가 일부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이미 아시아와 유럽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10년 국채선물이 장중 급락했고, 내년 국가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500조 원을 넘을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안정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기 전까지, 올해 남은 기간이 금융시장에게 매우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곧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와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