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자대결 속에 선 단일화의 벽
부산 북구을 보궐선거가 본격적인 삼파전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전 청와대 수석,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국민의힘 박민식 전 의원이 격돌을 예고했는데요. 최근 여론조사에서 하정우 후보가 35.5%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한동훈 후보(28.5%)와 박민식 후보(26.0%)와의 격차는 크지 않습니다. 이런 접전 구도에서 ‘단일화’ 여부가 승부를 가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죠.
하지만 단일화 논의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보수 재건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초반부터 단일화 논의에 선을 그었습니다. 그의 측근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며 사실상 무공천을 압박하는 모양새입니다. 반면 박민식 전 의원은 한 전 대표를 ‘침입자’로 규정하며 단일화를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는 “20여년 분당 살았다”는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북구을 지역과의 연고를 강조하며 후보 등록 의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당 내부에서도 커지는 무공천 요구
이런 혼란스러운 구도 속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오히려 ‘무공천’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부산 지역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전 대표와의 맞대결을 피해 선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김도읍 의원은 “3자 구도가 되면 당이 힘들다”며 우려를 표했고, 서병수 당협위원장도 무공천을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당 내부에서는 공천을 강행하면 오히려 민주당에 의석을 헌납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대표인 장동혁 대표는 다른 입장입니다. 그는 당의 책무로서 공천을 고수하겠다는 원칙론을 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의 국회 복귀 자체를 저지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보수 재건이라는 대의와 당권 유지라는 현실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장이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당 지도부는 공천 공고를 내고 경선 또는 단수 공천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공천 여론은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지역 선거를 넘어선 보수 재건의 시험대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역구 쟁탈전을 넘어 보수 진영의 미래를 가늠해보는 시험대로 해석되는 분위기입니다. 조갑제 대표와 같은 논객은 이 선거를 ‘극우(장동혁 계보), 진짜 보수(한동훈), 이재명 정권(하정우)’의 3자 대결로 규정하며 한동훈 후보의 승리가 보수 재건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한동훈 후보가 극우와 극좌를 동시에 타파하는 ‘일타쌍피’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죠.
하지만 현실 정치권에서는 이런 이념적 담론보다는 치열한 표 계산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성국 의원은 “북갑이 3자 구도면 하정우 수석을 이기기 어렵다”며 접전이 될 경우 단일화 요구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모든 후보가 결사전을 예고한 만큼, 개표일까지 승부를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부산 북구을의 개표 결과가 윤석열 정부 말기 보수 진영의 새로운 지형을 결정짓는 첫 번째 지진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