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도시까지 번진 불길
프랑스 전역에서 고물가와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던 시위가 폭동으로 번졌습니다. 고등학생들이 시작한 시위는 대학생과 노동조합, 교사로 확산했고, 지난 17일에는 파리와 리모주 등 주요 도시에서 차량과 상가가 불에 탔습니다. 특히 1880년대에 지어진 리모주 시청이 방화로 거의 전소되면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내무부 집계로는 전국 시위에 55만 명이 참가했고, 1,800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과 소방, 구급대원 500명가량이 다쳤습니다. 다른 보도에서는 체포자가 2,400명, 부상자가 1,000명에 달한다는 수치도 나옵니다. 평화 시위로 시작됐지만 일부 과격 시위대가 약탈과 방화에 나서면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진 겁니다.
전쟁터로 변한 거리
파리에서는 차량과 전기자전거, 버스 정류장, 상가 유리창이 파괴됐습니다. 파리 소매 무역 연합회는 파리와 마르세유, 보르도, 니스, 스트라스부르 등에서 1,500개 업체가 피해를 입었고 손실액이 수억 유로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주민들은 "마치 전쟁을 치른 것 같다", "완벽한 무법천지였다"고 말했습니다.
리모주 시청은 제2차 세계대전 초기 벨기에 의원들의 망명지로 쓰인 역사적 건물인데요. 방화 이후 석조 벽과 지붕, 종탑 등이 거의 파괴됐습니다. 모리스 바라트 시청장은 바람 때문에 진화가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미성년자 7명을 포함해 17명을 체포했지만 방화 가담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기욤 게랭 리모주 시장은 시청 공격을 공화국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극좌 세력과 연계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르코르뉘 총리는 가해자 배상과 복구 지원을 약속하고 리모주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대선 앞둔 책임 공방
마크롱 대통령은 "공화국을 무너뜨리려 한 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분노와 수치를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임기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비상회의를 열고 대국민 담화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정치권의 책임 공방도 격화하고 있습니다. 마린 르펜은 극좌파에 책임을 돌렸고, 좌파 LFI는 정부가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싱크탱크 유라시아 그룹의 무스타파 라만 분석가는 폭력이 극좌 극단 세력과 가난한 외곽 지역 출신 패거리에 의해 촉발됐다며 이번 사태가 마린 르펜에게 정치적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치안과 사회 갈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프랑스 정치권의 책임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