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인하, 제약업계의 '혁신'과 '생존' 사이에서

뉴네메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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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 전 수정 · 2026년 1월 12일 오전 9:16

발행: 2026년 1월 12일 오전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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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제약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제네릭 약가 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 우려와 중소 제약사의 생존 위협, R&D 투자 위축 등이 동시에 제기되며, 정부와 업계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다. 업계는 일괄 인하 방식에 반발하며 점진적 접근과 자정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정부는 절감 재원을 혁신 생태계 조성에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앞두고 양측의 협의가 중요한 시점이다.

약가 인하, 왜 논란인가?

정부가 추진하는 약가 인하 정책이 제약업계를 발칵 뒤집었습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제네릭 의약품 가격 인하 방안을 필두로, 올해 7월 시행을 목표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네릭 약가를 오리지널 대비 53.55%에서 40%대로 낮추겠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는 이로 인해 절감된 재원을 혁신 생태계 조성에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입장입니다.

업계는 즉각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며 반발했습니다. 연간 1조 2000억 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되고, 특히 제네릭 매출 비중이 높은 중소 제약사들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다고 호소합니다. 약가 인하는 단순히 가격 문제가 아니라 제약 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신호탄이 될 수도 있지만, 당장은 현장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R&D 투자와 혁신 딜레마

제약업계 CEO 10곳 중 7곳은 현행 약가 체계가 신약 연구개발(R&D) 투자 결정에 부정적이라고 답했습니다. 과학적 한계나 임상 실패보다 약가 변동성, 예측 불확실성을 더 큰 장애물로 꼽았습니다. 실제로 한국의 제약 R&D 투자는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입니다. 2022년 기준 투자 비중은 OECD 평균의 2.17%에 불과합니다.

R&D 투자가 낮은 기업은 약가 산정률 가산 혜택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약품의 경우 매출 대비 R&D 비율이 8.72%로 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해 약가 인하의 직접적 타격이 예상됩니다. 한편 제약협회는 3조 6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약속하며 정부 지원을 요구했지만, 이 역시 구체성 부족과 현실 괴리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약가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R&D 예산 축소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업계는 신약 개발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개량신약, 제네릭, CDMO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혁신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생존 vs 혁신, 해법은?

환율 급등까지 겹치며 중소 제약사들의 고통은 배가되고 있습니다. 원료 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환율 상승으로 원가가 치솟았고, 약가 인하로 인해 가격 인상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입니다. 대형 제약사에 비해 협상력이 약한 중소사들은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일괄 인하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2012년 대규모 약가 인하 이후 14년이 지났지만 제네릭 의존 구조는 여전하고, 오히려 리베이트 문제 등 근본적인 관행은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점진적 접근과 함께 업계 스스로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다음 달 의결을 앞두고 정부와 업계는 속도와 방식을 조율해야 할 시점입니다. 절감된 재원을 혁신 생태계에 재투자하겠다는 정부 구상은 긍정적이지만, 중소사들의 연착륙을 위한 장치와 R&D 투자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설계가 선행돼야 합니다. 약가 인하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산업 구조 개혁의 출발점이 되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예측 가능한 제도로 바꿔나가는 협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