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만 펜타곤 간 9·11 25주년…분열된 추모와 변화된 안보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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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12일 오전 8:03

발행: 2026년 9월 12일 오전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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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25주년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곤에서 이란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했고, 부시·오바마 등 전직 대통령 4명은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서 통합을 외쳤습니다. 미국인들은 이제 외부 테러보다 국내 총기난사와 내부 테러를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하며, 대테러 전략의 우선순위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만 달라진 추모의 장소

2026년 9월 11일, 미국은 9·11 테러 2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 4명이 모인 곳과 현직 대통령이 찾은 곳이 달랐죠. 부시, 클린턴, 오바마, 바이든 전 대통령은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에 나란히 서서 희생자들을 기렸고, JD 밴스 부통령도 이들과 함께했습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근교 펜타곤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했는데요. 뉴욕타임스는 그라운드 제로가 정치 연설을 허용하지 않는 행사라는 점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맞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펜타곤만 찾았죠.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곤 연설에서 9·11 테러를 '끔찍한 악의 순간'으로 규정하면서도, 이를 현재의 이란 전쟁과 직접 연결했습니다. 그는 이란을 '세계 최대 테러 후원국'으로 지목하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지금 미국이 싸우는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7개월째 이어지는 이란 전쟁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전쟁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 등 강경 기조에 힘을 보탰는데요. 반면 뉴욕에 모인 전직 대통령들은 통합과 연대의 메시지를 남기며 고립주의를 경계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해외에서 일어나는 일이 곧 국가 안보로 직결된다며 9·11의 교훈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25년 만에 바뀐 미국인의 두려움

9·11 이후 25년이 흐른 지금, 미국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위협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습니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함께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외국에서 발생하는 테러를 가장 큰 위협으로 꼽은 응답자는 20%에 불과했는데요. 오히려 무차별 총기 난사가 42%, 국내 테러가 33%를 기록하며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폭력을 더 크게 우려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이런 인식의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테러 전략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지난 5월 발표된 전략에서는 마약 카르텔과 초국가적 갱단, 폭력적 좌익 극단주의자를 주요 위협으로 제시했죠. 이는 전통적인 이슬람주의 테러 대응에서 벗어나 안보 위협의 우선순위를 재편한 것입니다.

추모식 현장에서도 세대를 아우르는 변화가 엿보였습니다. 올해 그라운드 제로에서는 테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9·11 이후의 질환으로 숨진 이들을 기리는 묵념이 처음으로 추가되었습니다. 이는 테러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첼리스트 요요마의 연주와 함께 희생자 2,983명의 이름이 하나씩 호명되는 동안, 참석자들은 분열을 뛰어넘어 통합을 이야기했지만 정작 현직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추모를 넘어선 안보 담론의 행방

트럼프 대통령의 펜타곤 행보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현재의 군사적 상황과 정치적 계산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모카 항구 등을 장악하며 전선이 홍해 방면으로 확대되고 있고, 이란과 걸프협력회의 6개국은 오만의 중재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란은 미국의 양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의 난관은 여전합니다. 다만 협상 기대감에 국제 유가는 일시적으로 하락하며 급등세가 한풀 꺾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9·11 25주년은 과거의 참사를 되새기는 날이면서 동시에 미국 안보 정책의 미래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되고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들이 연대를 강조하는 가운데, 현직 대통령은 전쟁의 정당성을 내세우며 강경 노선을 걷고 있죠. 미국 사회가 외부 테러보다 내부 분열을 더 크게 우려하게 된 지금, 대테러의 전통과 새로운 안보 위협 인식이 교차하는 이 시점에서 미국의 안보 담론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