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70도 속 잇따른 노인 사망
2026년 7월, 한반도가 이중 고기압에 갇히면서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충남 천안의 비닐하우스에서는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었는데, 당시 내부 온도가 70도에 육박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틀 전인 충북 영동에서도 텃밭을 가꾸던 80대가 무더위 속에 쓰러져 사망하는 등 전국적으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폭염의 위험성은 단순히 기온이 높다는 것을 넘어섭니다. 밀폐된 공간과 야외 작업장의 온도 차이가 극심합니다. 비닐하우스 내부는 찜통더위로 70도까지 치솟았고, 축사 역시 소들이 기력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수준이었습니다. 농가에서는 선풍기와 물 뿌리기로 버텼지만 역부족이었고, 축산농가들은 가축 폐사로 이어질 경제적 손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119 출동 건수는 최근 4년 새 4배나 급증했습니다. 소방청 자료를 보면 2021년 906건이던 것이 2025년에는 3,709건에 달했으며, 병원 이송 인원도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올해도 7월 11일 하루에만 115명이 응급실을 찾았는데,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이 28.8%를 차지하고 발생 장소의 86.5%가 논밭 등 실외였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시작되는 농작업의 위험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죽음
질병관리청은 올해 공식 온열질환 사망자를 2명으로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피해가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응급실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다른 질환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2018년 사례를 분석한 단국대 연구팀은 응급실 사망자가 48명이었던 반면, 실제 초과 사망자는 1,392명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공식 통계의 약 30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폭염의 실제 위험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입니다.
물론 당국은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국 119구급대원 1만 4천여 명과 구급차 1,600여 대가 대기하고 있으며, 얼음조끼와 전해질 용액 등 폭염 대응 물품을 갖추고 현장에 출동하고 있습니다. 쪽방촌 등 취약 지역에는 쿨링포그를 설치하고 순찰 횟수를 늘리는 등 긴급 조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플랫폼 노동자나 고령 농민들처럼 스스로를 돌보기 어려운 계층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한낮의 야외 작업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당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생계와 현실 사이에서 권고사항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는 미지수입니다. 당분간 폭염은 계속될 전망이며, 더 이상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