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롭지 않은 부탁이 만든 돌진 사고
2026년 7월 3일 오후 1시 50분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 논현역 인근 상가 1층에 위치한 한 샌드위치 매장에 흰색 아반떼 승용차가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차량은 매장 전면 통유리를 깨뜨리고 내부로 거의 진입하면서 소파와 의자 등 집기를 산산조각 냈고, 점포는 즉각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사고가 난 직후 매장 안에는 10여 명의 이용객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행히 차량에 깔린 30대 여성 1명이 다리 골절 등 중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4명은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입는 데 그쳤습니다. 이송을 거부한 1명을 제외한 4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중상자 역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차량을 몰던 70대 A씨는 해당 건물의 주차 관리인이었습니다. 그는 고객 차량을 옮기던 중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착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음주와 약물 복용 정황이 없다고 확인한 뒤 폐쇄회로(CC)TV 영상과 진술을 토대로 페달 오조작 여부를 중심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사소한 부탁, 그러나 예고된 리스크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인 부주의로 보기에는 여러 겹의 우연이 겹친 결과입니다. 사고 차량의 주인은 기계식 주차장 고장 안내를 받고, 주차요원이었던 A씨에게 차 키를 맡긴 채 성형외과로 이동했습니다. 이후 A씨가 건물 옆에 주차를 시도하던 중에 사고가 벌어진 겁니다.
대리주차는 한국의 건물 주차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대리 주차에 따른 법적 책임과 보험 처리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령의 관리인이 다급한 환경에서 운전대를 잡으면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번 사고는 고령 운전자의 돌발 상황 대처 능력과 주차 관리 시스템의 안전성이라는 오래된 문제점을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반복되는 상가 돌진 사고, 시스템 개선이 시급
상가 건물 1층으로 차량이 돌진하는 사고는 한국 사회에서 계속해서 보고되어 왔습니다. 2020년대 초반부터 편의점, 카페, 음식점 등 1층 점포에 차량이 돌입하는 사건이 반복되면서 건물 외곽 안전 구조물 설치와 주차장 구분 강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왔습니다.
이번 사고에서 A씨의 페달 착각 진술이 받아들여질 경우, 그 책임은 운전자 개인에게만 지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사고를 유발한 차량이 주차 관리인의 손에 넘어가게 된 과정 자체가 문제였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사고는 운전자의 한 번의 실수로 보이지만, 그 배후에는 주차 시스템의 취약점과 고령 인력에 의존하는 관리 구조가 자리 잡고 있었던 셈입니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는 것과 함께, 건물 주차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재점검도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