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끈 영장이 나흘 만에 돌아온 이유
무소속 김병기 의원을 둘러싼 13가지 비위 의혹에 대한 구속영장이 검찰에서 반려되었습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 지 꼬박 1년 만인 지난 9월 7일,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요.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나흘 만에 이를 돌려보내며 보완수사를 요구했습니다. 검찰이 내린 판단은 단순했습니다. 김 의원이 그동안 7차례나 소환조사에 응했고, 마지막 조사 이후 5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갑자기 신병을 확보하려는 것은 구속 필요성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었죠. 1년간의 수사가 나흘 만에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경찰의 수사력과 의지를 둘러싼 비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부실 영장' 논란과 정치권의 공방
이번 영장 반려를 두고 국민의힘은 경찰을 향해 매서운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경찰이 13건의 혐의 중 핵심인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을 제외하고 5건만 적시한 점을 지적하며, 이를 부실 영장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또한 조사 종료 후 5개월이나 지나서야 영장을 낸 점을 들어 의도적인 사건 암장 시도라고 주장했는데요.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이를 권력 비호형 직무유기로 규정하며 경찰 지휘부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경찰이 스스로 정치 경찰임을 자인한 것이라는 장 대표의 지적은 여권의 강한 불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검찰이 절차적 정당성과 증거의 충분성을 이유로 영장을 반려한 것이므로, 이를 단순히 경찰의 의지 부족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보완수사 뒤에 남은 선택지
현재 경찰은 검찰이 요구한 보완수사를 진행한 뒤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미 5개월의 공백으로 인해 구속 필요성을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재신청을 하더라도 같은 사유로 다시 반려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경찰의 수사 판단에 대한 비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불구속 송치로 사건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둔 경찰이 거물급 정치인 수사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시험대였는데, 결과적으로 체면을 구기고 말았습니다. 향후 경찰이 어떤 수사 전략으로 사건을 끌고 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