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등반 사고, '사적 동행' 책임 묻는 재판이 열린다

경S헤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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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9일 오후 2:51

발행: 2026년 2월 19일 오후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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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알프스에서 여자친구를 두고 홀로 하산한 베테랑 등반가가 중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섰습니다. 검찰은 그가 '사실상 가이드' 역할을 했음에도 무리한 등반과 늦은 구조 요청 등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인 측은 예측 불가능한 사고였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 재판은 금전적 계약 없이도 숙련된 동행자가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시험하는 '사적 동행 가이드 책임론'의 첫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정상에 남겨진 동료와 법정에 선 선택

오스트리아 알프스에서 벌어진 한 비극적인 등반 사고가 단순한 사고를 넘어 법적, 윤리적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지난해 1월, 베테랑 등반가 토마스 플람베르거(34)와 그의 여자친구 케르슈틴 구르트너(33)는 국내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3,798m) 정상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러나 악천후 속에서 케르슈틴은 저체온증에 빠졌고, 토마스는 그녀를 정상 근처에 남겨둔 채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홀로 하산했습니다. 결국 도움은 너무 늦게 도착했고, 케르슈틴은 다음 날 새벽 사망한 채 발견되었습니다. 이제 토마스는 검찰로부터 중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앞두고 있는데요, 그의 ‘선택’이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쟁점입니다.

숙련자의 역할, 법적 ‘가이드’인가

검찰의 기소 이유는 명확합니다. 토마스가 동행자보다 훨씬 경험이 풍부한 ‘사실상의 가이드’ 역할을 했음에도 여러 과실을 저질러 비극을 초래했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너무 늦은 시간에 등반을 시작한 점, 악천후가 예보됐음에도 무리를 강행한 점, 비상 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알루미늄 구조용 덮개(비비)를 활용하지 않은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구조 요청을 지나치게 늦춰 신속한 대응을 방해했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토마스는 새벽 2시쯤 하산을 시작해 3시 30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구조대에 연락했습니다. 당시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던 상황이었죠.

반면 토마스 측은 이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한 갑작스러운 사고였을 뿐이라고 맞섭니다. 두 사람은 함께 계획을 세웠고, 충분한 장비와 경험을 갖췄으며, 당시 신체 상태도 양호했다는 주장입니다. 변호인은 형사 수사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기각되었습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이 재판의 가장 큰 의미는 ‘사적 동행 가이드 책임론’이라는 새로운 법적 개념을 시험한다는 점입니다. 즉, 금전적 계약이 없더라도 경험과 지식에서 우위에 선 동행자가 객관적으로 보호 의무를 지녔는지가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산악계에 던지는 파장과 전망

이 재판은 오스트리아와 독일 언론으로부터 ‘패러다임 전환’의 가능성을 지닌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과거 유사한 사고에서 법원은 명시적인 가이드 계약이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등반 경력과 준비 과정에서의 의사 결정권이 증거로 제시되며, 새로운 선례를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산악 스포츠 커뮤니티 내에서 동행자 간의 암묵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산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술적 판단 실수에 대한 평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독일 알파인클럽 관계자는 회군 시점을 놓친 것과 비상 장비 미사용이 치명적이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이 사건은 극한 환경에서의 생존 본능, 동료에 대한 도덕적 의무, 그리고 법적 책임의 경계가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토마스에게는 최대 3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으며, 이 재판의 결론은 전 세계 산악인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