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쏟아진 1.2조 원 베팅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하자마자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역대급 베팅을 시작했습니다. 상장 첫날인 지난 12일, 서학개미들은 하루 만에 1조 2,346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속슬(SOXL) ETF 기록의 1.5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주가는 공모가 135달러에서 시작해 장중 176달러까지 치솟았고, 이틀 연속 급등하며 시가총액 5위까지 올랐습니다. 엄청난 자금은 테슬라와 엔비디아, 속슬 등 기존 인기 종목을 매도하며 확보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주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뜨겁게 반영된 결과입니다.
실적보다 수급이 몰고 온 급등
물론 이런 고공행진에는 펀더멘털보다 기술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유통 물량이 전체의 5% 수준으로 매우 제한적인 데다,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 편입 기대감이 맞물렸기 때문입니다. 패시브 펀드의 의무 매수를 예상한 대형 투자자들이 선제 매수에 나섰고, 옵션 시장의 헤지 수요까지 더해지며 주가 상승 압력이 커진 겁니다. 하지만 수급 중심의 상승이 끝나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도 적지 않습니다. 5개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174.4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하락 여력이 있으며, 현금흐름할인법 기준 적정가치는 167.1달러로 산출됩니다. 화려한 IPO 초기 흥행 프리미엄이 장기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배정 '0주' 논란과 향후 과제
투자 열기와 대조적으로 공모주 배정 과정에서는 큰 논란이 빚어졌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로부터 상장 불과 몇 시간 전 물량 전량 배정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한 겁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불공정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현장검사 범위를 확대하고 해외 IPO 판매 제도 개선을 모색 중입니다. 스페이스X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이 xAI 등 AI 인프라 투자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초기 수급 효과가 지나면 주가가 실적에 연동되는 조정기를 거치게 됩니다. 당장의 실적과 미래 잠재력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