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자금이 고리대금으로
명륜진사갈비로 유명한 외식업체 명륜당이 국책은행 대출금으로 불법 대부업을 운영했다는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본격적인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산업은행에서 연 34%대의 저금리로 지원받은 자금을, 특수관계 대부업체를 통해 가맹점주들에게 연 1017%의 고금리로 재대출해준 혐의입니다. 이른바 '정책 자금 돈놀이'로 불리는 이 사건은 금융 규제의 사각지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명륜당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총 690억 원에서 127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자금이 가맹점 창업 지원이라는 본래 목적보다는, 대부업을 통한 수익 창출 수단으로 사용된 정황이 포착되었죠. 특이한 점은 대출 상환 방식이었습니다. 가맹점주들이 명륜당에 지불하는 돼지갈비 대금에서 매월 원리금이 자동으로 공제되는 구조였습니다.
13개社로 나눈 '법망 피하기' 전략
명륜당이 어떻게 이런 구조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핵심은 대부업체를 13개로 분할 운영한 데 있습니다. 현행 대부업법은 자산 규모 100억 원 이상인 업체만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명륜당은 각 대부업체의 자산을 100억 원 미만으로 조절해 등록 의무를 회피했고, 결과적으로 970억 원이 넘는 자금을 규제 없이 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쪼개기 대부업' 방식은 명륜당의 독자적인 전략이 아니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동일한 관행이 퍼져 있을지 조사할 계획입니다. 실제로 송파구청은 지난 7월 명륜당에 대부업 및 과잉대부 금지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이런 위법 사항을 인지했음에도 240억 원의 추가 대출을 승인해 논란을 더욱 키웠습니다.
가맹점주들은 어떤 피해를 봤나
한 가맹점주의 증언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개업 자금이 부족하자 본사 영업사원이 대출을 권유했는데, 연 15%의 고금리였고 아내를 연대 보증인으로 세워야 했습니다. 첫 달에만 400만 원가량이 대부업체에 원리금으로 돌아갔고, 이런 방식으로 수백 명의 점주들이 총 822억 원을 빌리게 되었죠. 실제 대출을 실행한 13개 대부업체의 최대 주주는 명륜당 이종근 회장 부부였습니다.
금융당국의 초점은 명륜당이 창업 기회 확대를 위한 지원 사업이라고 해명하는 주장의 진위를 가리는 데 맞춰져 있습니다. 대부업체들이 명륜당으로부터 4~5% 금리로 자금을 빌린 후, 점주들에게는 최대 17% 금리로 재대출하면서 차액을 이익으로 챙겼다는 의혹입니다. 특히 이 대부업체들과 명륜당이 특수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금융 규제, 어디까지 강화되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은 본격적인 제도 개선에 나섰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우선 금융감독원에 '쪼개기 대부업'에 대한 직권 조사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또한 지자체에만 등록한 소형 대부업체에도 총자산한도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죠. 현행법의 감독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대부업법 개정 작업이 추진될 전망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조명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 부재를 지적하며, 불법 행위가 명확함에도 거래를 종료하지 않은 점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금융위원장은 규정 개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관련 조치를 약속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금융당국의 조사가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국책은행 대출의 관리 및 사후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명륜당 사례가 단발성 사건인지, 업계 보편적 관행인지에 따라 규제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