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풍의 위력
허리케인 '멀리사'가 지난 이틀간 카리브해 지역을 강타하며 최소 수십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광범위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열대 저기압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기록된 이 허리케인은 5등급의 위력을 유지한 채 자메이카에 상륙했는데, 최대 풍속 295km/h에 달하는 강풍으로 인해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건물들이 무너지는 등 초토화된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자메이카 정보부 장관은 이번 피해가 "자메이카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 중 하나"라고 평가할 정도로 피해 규모가 컸습니다.
쑥대밭이 된 섬나라들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자메이카에서는 전체 면적의 77%에 정전이 발생했고, 2만 5천 명 이상의 주민들이 대피소로 피신해야 했습니다. 블랙리버 지역에서는 병원, 의회, 교회 등 주요 기반 시설이 무너지면서 지역 사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었죠. 항공 사진 분석 결과 이 지역 건물의 90%가 지붕 파손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아이티에서는 25명 이상이 사망하고 18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특히 심각했습니다.
쿠바 동부 산티아고데쿠바 지역도 허리케인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쿠바 당국은 사전에 7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주택 붕괴와 도로 침수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73만 5천 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하며 카리브해 지역 전체가 위기 상황에 빠졌습니다.
기후변화와 연관된 위험 신호
이번 허리케인의 가장 놀라운 점은 그 발달 속도였습니다. 멀리사는 단 하루 만에 1등급에서 5등급으로 급격히 세력을 키웠는데, 연구에 따르면 이런 현상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로완대학교 연구팀의 조사 결과, 대서양에서 열대성 저기압이 하루 만에 허리케인으로 발전한 비율이 1970-1990년대 3.2%에서 1991-2020년에는 8.1%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이 폭풽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이런 초강력 허리케인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겁니다.
구조와 복구의 어려움
현장에서는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공항 운영 중단과 도로 차단으로 고립된 주민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악천후와 피해된 인프라로 인해 구조대의 접근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자메이카, 아이티, 바하마에 재난 지원단을 파견해 24시간 내 현지 도착을 지시하는 등 국제사회의 지원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자메이카의 한 시장은 "지역 구조 시설이 파괴되어 응급 처치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허리케인 멀리사는 현재 1등급으로 세력이 약화되었지만, 여전히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며 바하마를 향해 북상 중입니다. 바하마 당국은 주민들에게 대비를 당부하면서 추가 피해에 대비하고 있는데, 기후변화가 심화될수록 이런 초강력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학자들은 해안가 방어 시설 개선과 탄소 배출량 감축 노력을 시급히 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