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 없이 나눈 대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 기간인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동행했습니다. 방미 첫날 워싱턴 DC 도착 직후 펑 여사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포착됐는데요. 온라인에서는 곧바로 화제가 됐습니다.
이튿날 스미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방문에서는 밝은 표정으로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대화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남았습니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배런 트럼프에 관한 이야기가 오간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습니다. 펑 여사의 영어 실력이 공개 석상에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옷으로 전한 메시지
같은 기간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는 복식외교가 눈에 띄었습니다. 시 주석을 비롯해 차이치 상무위원, 왕이 외교부장 등 고위급 인사들이 검은색 인민복을 착용했는데요. 1949년 건국 이후 주요 순간에 사용돼 온 국부 의상을 다시 꺼내든 겁니다.
펑 여사는 도착 시 회색 계열의 중국식 옷깃과 치파오 재단을 살린 드레스를, 박물관 방문에서는 짙은 남색 치파오 드레스와 은색 브로치를 착용했습니다. 만찬장에서는 붉은색 V넥 드레스를 입었죠. 미국 측도 화답했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모란 문양이 들어간 검은색 바지를, 이방카 트럼프는 중국 디자이너 궈페이가 만든 밝은 청색 드레스를 입고 환영식에 참석했습니다.
다시 소환된 유엔 연설
펑 여사의 영어 능력은 이번이 처음 주목받은 게 아닙니다. 2015년 뉴욕 유엔 행사에서 영어로 연설한 영상이 다시 소환되면서 논의가 더 뜨거워졌습니다. 의상과 언어라는 두 가지 코드가 겹치면서 이번 방미는 문화 외교의 장면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모란은 과거 국화 선정 설문에서 다수 지지를 얻어 사실상 국민의 꽃으로 통합니다. 조화와 부귀를 상징하는 문양을 미국 측이 택한 건 상징적인 의미가 적지 않은데요. 정상회담의 실질 성과와는 별개로, 이번 방문에서 두 나라가 주고받은 시각적 신호는 여러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