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압박에 다시 고개 든 시위
미국의 제재 강화와 해상 봉쇄가 맞물리면서 이란의 경제난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잠잠하던 노동자들의 시위가 임금 체불과 생계 위기를 이유로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남부 아살루예의 석유·가스 시설 노동자들과 서부 샤데간 제철소 해고 노동자들이 잇따라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교원노동조합 등 주요 단체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당연히 이런 움직임은 미국이 의도하는 바와 맞닿아 있습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24일 제3국 기업에 대한 2차 제재를 경고하며, 이란 내부의 불만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평화 협상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사재기와 외상 거래가 나오는 경제 상황
이란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생활 전반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화폐 가치 폭락이 심각한데요, 리알화가 달러당 200만 리알을 넘어서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일주일 만에 7%나 하락한 수치이자,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가치가 반토막 난 겁니다. 연료 부족으로 테헤란 주유소에는 긴 행렬이 늘어섰고, 슈퍼마켓에서는 쌀과 식용유가 일시적으로 품절되기도 했습니다. 사재기 조짐이 짙어지는 가운데, 이란의 한 신문은 현금이 부족해 고기를 외상으로 사서 이자까지 붙여 갚는 신종 채무 현상까지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은 미국의 해상 봉쇄와 아랍에미리트의 제재 동참으로 쌀 수입마저 어려워진 탓도 큽니다.
협상 국면과 정권의 버티기
미국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항공과 해운, 기술, 금 거래는 물론 디지털 자산까지 겨냥한 새로운 압박 작전을 발표했습니다. 이란은 맞서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미국의 조치를 경제 테러로 규정하고 유엔에 인도주의적 영향 조사를 요청했으며, 중국의 제재 반대 입장을 환영하며 외교적 공간을 넓히고 있습니다. 사실 호르무즈 해협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이란 지도부가 이번 사태를 국가 존폐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생필품 배급제 등을 통해 버티기에 들어간 만큼, 소규모 시위가 단기간에 협상 태도 변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