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보호' 표창받은 수사팀장, 정작 증거는 숨겼다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을 수사하던 광산경찰서 강력팀장이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그 과거 이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팀장은 범죄 피해자 보호 공로 등으로 총 43차례의 표창을 받았는데요. 2022년에는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까지 받았을 정도로 경찰 내부에서 모범으로 꼽히던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고 이채원 양 사건에서는 케이블 타이 등 핵심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고, 이 모순된 모습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구속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의 수사가 본격화된 결과입니다. 특별수사단은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된 강력팀장을 시작으로, 수사를 윗선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는데요. 단순히 개인의 비위가 아니라 지휘부 전체의 조직적 개입 가능성을 보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강간살인죄가 일반 살인죄로? 혐의 축소의 전말
장윤기 사건 초기 수사에서 가장 큰 논란은 혐의 적용 과정이었습니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강간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음에도, 결과적으로는 일반 살인죄만 적용되었거든요. 구속된 수사팀장은 형사과장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일반 살인죄로 낮추기로 결정했고, 자신은 이에 따랐을 뿐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다만 서장에게 직접 대면 보고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함께 사건을 형사과에서 통합 수사하지 않고 여성청소년과 등으로 분리 배당한 이른바 '쪼개기 수사' 정황도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특별수사단은 이 과정에서 성범죄 의도를 고의적으로 입증하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결국 특별수사단은 수사팀장과 형사과장, 서장 세 사람 모두를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하며, 이들의 법적 책임을 묻기 시작했습니다.
윗선으로 번지는 수사, 유착 의혹의 실체는
수사는 이제 장윤기의 가족 관계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장윤기의 아버지가 현직 간부 경찰관이라는 점에서 유착 의혹이 제기된 것인데요. 아버지가 수사팀과 수십 차례 통화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이를 이용해 봐주기 수사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단체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 경찰 수뇌부까지 무더기 고발하며 조직 전체의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반면 칠곡경찰서 수사팀의 활약은 다른 풍경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언론 보도를 보고 베트남 여성 강간 사건과 장윤기 사건의 연관성을 직접 포착해 제보했고, 이를 통해 장윤기의 추가 범행과 살인 계획이 밝혀졌습니다. 관할이 다른 사건을 연결한 것이 자동 시스템이 아닌 수사관들의 개인적 판단 덕분이었다는 점에서, 정보 공유 체계의 허술함도 함께 지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사가 경찰 조직의 어디까지 파고들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