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보고' 문건과 UPF의 정치인 접촉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핵심 증거로 평가되는 '특별보고' 문건을 확보했다. 이 문건은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이 윤영호 전 본부장을 거쳐 한학자 총재에게 정치인 접촉 내용을 보고한 내역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작성된 보고서에는 임종성 전 의원 등 다수의 국회의원이 통일교 행사에 참석하고, UPF와 협력 관계를 맺은 사실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특히 2020년 보고에는 현직 국회의원 71명을 섭외했다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문건은 통일교가 체계적으로 정치권을 포섭해왔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경찰은 UPF 홈페이지 등에서 확보한 정치인 행사 참석 영상과 사진, 후원 명단도 분석 중이다. 후원 명단에는 민주당 거물급 정치인과 야당 인사 다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광석·한학자 조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경찰은 송광석 전 UPF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송 전 회장은 2019년 여야 정치인 10여 명에게 각 100만 원의 후원금을 제공하고, 통일교 자금으로 충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관련 영수증과 계좌 내역을 확보했다. 한학자 총재에 대해서도 2차 접견 조사를 진행해 송 전 회장의 보고 여부를 추궁했다. 한 총재는 수감 중인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송 전 회장의 정치권 접근 업무에 대한 보고 여부가 쟁점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총 6명의 피의자를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윤영호 전 본부장도 조사 대상이지만 진술을 번복하며 수사에 난항을 주고 있다.
전재수 시계 의혹과 불가리 압수수색
윤영호 전 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에서 전재수 전 장관(현 의원)에게 현금 2천만 원과 불가리 시계(1천만 원 상당)를 건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진술을 입증하기 위해 전 의원 자택과 국회 사무실 압수수색을 벌였으나 시계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불가리코리아 본점을 압수수색해 2018년 구매 내역을 확보하려 했다. 시계 가격이 뇌물죄 적용의 관건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현금 2천만 원만으로는 뇌물죄 공소시효(3천만 원 이상)를 넘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 의원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불가리코리아에서 구매 기록을 찾아내고자 했으나 아직 결정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수사는 윤 전 본부장의 진술 불일치와 물증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 경찰은 추가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을 통해 자금 흐름을 밝혀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