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맹의 균열? 사우디·UAE, 예멘서 충돌
최근 예멘 동부에서 정부군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인 남부과도추정치협의회(STC) 간의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동맹 관계에 균열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지난 수년간 예멘 내전에서 후티 반군에 맞서 함께 싸워왔지만, 이제는 서로 다른 편에 서서 충돌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죠.
유엔 예멘특사 한스 그룬드버그는 27일 성명을 통해 “모든 관련 세력이 최대한 자제하고 확전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사우디는 STC가 점령한 지역에 공습을 가했고, UAE는 STC를 지지하며 간접적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이번 충돌은 사우디와 UAE가 ‘혈맹’으로 불리던 강력한 동맹 관계가 예멘이라는 전쟁터에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STC를 둘러싼 대리전
STC는 2017년 결성된 남예멘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입니다. 2022년 예멘 정부에 통합되었지만, 여전히 분리독립을 외치며 UAE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사우디는 예멘 정부를 공식적으로 지지해왔고, STC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두 아랍 강국의 대립은 수단에서도 이미 표출된 바 있습니다. 수단 내전에서 사우디는 정부군을, UAE는 빠른지원군(RSF)을 지원하며 충돌했습니다. 이번 예멘에서의 갈등도 비슷한 패턴입니다. UAE는 STC를 통해 남예멘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사우디는 이를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죠.
최근 예멘 동부 하드라마우트와 알 마라 등에서 STC와 정부군 사이에 교전이 발생했습니다. 사우디는 이에 대해 STC 지역에 공습을 감행하며 “민간인 보호를 위해 무력 진압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UAE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STC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사우디의 공세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실 이번 충돌은 단순한 국지적 분쟁이 아니라, 사우디와 UAE의 지역 패권 경쟁이 예멘에서 표출된 대리전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양국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현지 세력을 지원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동맹국이라는 모순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우려와 전망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사우디와 UAE의 갈등 확대를 우려하며 양국에 자제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의 안정을 원하는 미국은 양국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죠. 하지만 사우디와 UAE는 각자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이 예멘 내전을 더욱 장기화하고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이미 10년 가까이 지속된 예멘 내전에 새로운 변수가 추가된 셈입니다. 더욱이 사우디와 UAE의 갈등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중동 전체의 지정학적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유엔 특사의 촉구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는 여전히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우디와 UAE가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지, 그리고 국제사회가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어할지가 예멘 평화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