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짜리 손, 왜 논란이 됐나
인천 송도국제도시 롱비치파크 해안가에 세워진 거대한 손 모양 조형물이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높이 4~5m, 폭 3m에 달하는 이 조형물은 중지와 약지를 접고 엄지, 검지, 새끼손가락을 편 형태인데요. 제작에 약 2억 원이 투입됐고, 유리섬유로 보강한 콘크리트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문제는 지난 16일 고정 작업 도중 조형물 일부가 시민들에게 노출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손가락 욕 같다는 반응이 쏟아졌고, 일부 시민은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2억 원이라는 제작비까지 알려지면서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더해졌죠.
알고 보니 국제 수어 '사랑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설명은 달랐습니다. 이 손 모양은 영어 아이 러브 유의 머리글자를 딴 동작, 즉 국제 수어로 사랑해를 표현한 것이라는 겁니다. 연인과 가족이 많이 찾는 롱비치파크의 특성을 고려해 사랑의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는 게 설치 취지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조형물은 천으로 덮였고 안전펜스까지 설치됐습니다. 인천경제청은 민원 때문이 아니라 아직 준공 전이라 가려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결국 오해의 핵심은 조형물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철거냐, 알리느냐
인천농아인협회 연수구지회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무조건적인 철거에 반대했습니다. 협회는 이 조형물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하는 국제도시 송도의 상징이 될 수 있는 문화 자산이라며, 주변에 수어 사랑해의 의미를 담은 안내판을 설치하고 유명 인사들의 수어 사용 사례를 함께 소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세계 공통 수어를 접하면 장애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인천경제청은 오는 10월 4일 준공에 맞춰 천을 걷고 안내판을 설치한 뒤 시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입니다. 2억 원짜리 조형물이 흉물로 남을지, 포용의 상징이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