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의 베팅
엔비디아가 자사주 매입 한도를 1,500억 달러, 우리 돈 약 204조 원어치 추가로 늘렸습니다. 이번 승인으로 총 매입 가능 규모는 2,350억 달러, 약 320조 원으로 불어났는데요. 미국 기업이 한 번에 발표한 자사주 매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애플이 2024년 5월 내놓은 1,100억 달러 기록도 넘어섰습니다.
불과 4개월 전 800억 달러 한도를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시장의 관심이 큽니다. 엔비디아는 2028 회계연도까지 순차적으로 매입을 집행할 계획입니다.
실적이 받쳐준 자신감
배경에는 AI 반도체 호황이 자리합니다. 지난 7월 마감한 분기 매출은 962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회사는 2028 회계연도 매출이 약 70%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젠슨 황 CEO는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AI와 가속 컴퓨팅으로의 플랫폼 전환을 성장 동력으로 꼽으며, 강력한 현금 창출력 덕분에 기술 투자와 주주 환원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밸류에이션도 매입 결정을 뒷받침합니다. 향후 12개월 예상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16.5배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15년 평균 30배에 크게 못 미치는 셈입니다.
남은 물음표
시장 반응은 엇갈립니다. 발표 당일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3.6% 넘게 뛰었고, 종가는 1.68% 오른 228.8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시가총액은 5조 5천억 달러를 넘어 세계 최대 기업 자리를 지켰습니다.
다만 AI 인프라 투자가 지금 같은 속도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 있습니다. 이날 오픈AI가 안전장치 검증을 위해 모델 테스트를 중단했다는 소식에 반도체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고, AMD와 샌디스크 등은 하락했습니다. 월가와의 금융 보증과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둘러싼 순환금융 우려도 함께 거론됩니다. 대규모 매입이 주가를 떠받칠 수는 있지만,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성이라는 근본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