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쇼핑몰에 나타난 감귤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대형 감귤 조형물과 핼러윈 포토존이 등장했습니다. 제주농협과 제주감귤연합회가 연 '고당도 제주감귤' 홍보·판매 행사인데요. 할인 판매와 SNS 구독 이벤트까지 곁들여 쇼핑과 외식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가을이 무르익는 시점에 산지가 도심 한복판으로 직접 찾아온 겁니다.
배경에는 올해 늘어난 생산량이 자리합니다. 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노지온주감귤 예상 생산량은 44만3,300톤으로 지난해보다 7.8% 많습니다. 평균 당도는 8.5브릭스로 지난해보다 1.1브릭스, 최근 5년 평균보다 1.4브릭스 높게 조사됐는데요. 양과 맛 모두 나쁘지 않은 셈입니다.
가격이 흔들리는 이유
11월 2일 기준 전국 9대 도매시장의 감귤 평균 경락가는 5kg당 9,100원, 당일 거래량은 1,067톤입니다. 누계가격은 5kg당 9,778원으로 평년보다 4% 높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5% 낮습니다. 물량이 늘면 가격이 눌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여기에 과일시장 침체가 겹쳤습니다. 가락시장 기준 사과 가격은 지난해보다 38%, 배는 27% 떨어졌습니다. 공급 과잉과 저품질 감귤 유통이 가격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잦은 비로 품질 편차가 커진 점도 소비지 가격 형성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품질로 버티는 전략
제주도는 2일 위성곤 지사 주재로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선제 대응에 나섰습니다. 선과 과정에서 저품질 감귤을 걸러내고, 극조생과 일반 조생의 출하 시기를 조절하며, 도매시장별 분산 출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누적 출하량은 2만7,037t으로 예상 생산량의 6.1% 수준입니다.
홍보도 병행됩니다. 농협은 수도권 대형 쇼핑몰에서 캐릭터와 체험 요소를 결합한 판촉을 이어가고, 5일 세종 정부청사 홍보를 거쳐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에도 참가합니다. 백성익 제주감귤연합회장은 도심 속 찾아가는 홍보로 고품질 제주감귤의 맛과 품질을 알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위성곤 지사는 상품 외 감귤 유통으로 성실하게 품질을 관리해 온 농가가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풍작이 정당한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산지와 유통 현장의 세밀한 조율이 관건입니다. 본격 출하가 시작되는 11월 중순 이후의 가격 흐름이 올해 제주 감귤 농가의 한 해를 가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