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맞이할 수 없는 키이우
2025년 12월 2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는 성탄절을 불과 이틀 앞두고 다시 한번 폭발음에 뒤덮였다. 러시아군이 발사한 수백 대의 드론과 미사일이 전국 21개 지역을 강타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드론 635대와 미사일 38기를 요격했지만, 일부는 목표물에 도달했다. 키이우의 한 아파트가 직격탄을 맞아 벽면이 무너지고 창문이 산산조각 났다. 그 안에서 발견된 노인 여성은 얼굴에 피를 흘리며 깨진 창문 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성탄절을 기다리던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은 다시 한번 전쟁의 참혹함으로 얼룩졌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 중에는 지토미르 지역의 4세 어린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민간인을 겨냥한 러시아의 범죄”라고 규탄했다. 전쟁이 시작된 지 4년 가까이 되었지만, 민간인 피해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유엔에 따르면 지금까지 민간인 사망자는 1만5천 명에 육박한다.
전력망 공격, 추운 겨울을 더욱 추위로
러시아는 이번 공격에서 발전소와 변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노렸다. 우크라이나 최대 민간 에너지 업체 DTEK의 CEO는 “이번 겨울이 침공 이후 가장 혹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수도 키이우에서는 하루 12시간 이상 정전이 일상화되었고, 남부 오데사 지역은 며칠째 완전한 암흑 상태에 빠졌다. 항구에서는 전력 부족으로 화물이 부패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1월 한 달 동안만 미사일과 드론 5천 기 이상을 발사하며 발전소를 파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피해를 입지 않은 발전소가 없다”고 말할 정도다. 에너지부 차관은 “러시아가 국가 전체를 암흑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지역 단위의 불안정을 조성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추운 겨울, 난방과 전기 없이 살아가야 하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고통은 깊어지고 있다.
보복과 점령, 끝나지 않는 전쟁의 그림자
이번 대규모 공습은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차량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테러 배후로 우크라이나 정보국을 지목했고,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했다. 한편 동부 전선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격전지 시베르스크에서 철수했다. 시베르스크는 도네츠크에서 30km 떨어진 전략적 요충지로, 이곳을 내준 것은 러시아의 점령 확대를 의미한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군인들의 생명과 전투력을 보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도네츠크 지역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면서,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화를 촉구했지만, 미국 마이애미에서 진행 중인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전쟁은 여전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성탄절이 다가오지만,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평화는 아직도 먼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