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 사망사고 교사 선고유예…교사 책임 논란 재점화

뉴경c뉴
6개의 관련 기사

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14일 오후 8:32

발행: 2025년 11월 14일 오후 3:51

요약 생성중...

속초 체험학습 사망 사고의 항소심에서 담임 교사에게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법원은 교사의 주의 의무 소홀을 인정했지만 전적인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교원 단체들은 여전히 교사의 과도한 형사 책임 우려를 표하며 학교안전법 개선과 교사 면책 기준 명확화를 요구하고 있다.

법원의 균형 잡힌 판단

2022년 강원도 속초에서 발생한 체험학습 사망 사건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항소심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담임 교사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는데요. 이로써 해당 교사는 교단을 계속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판부는 교사의 주의 의무 소홀이 인정된다고 보았지만, 사고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묻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버스 운전자의 과실도 사고 원인에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교사가 유족과 합의를 마친 점,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입니다. 보조 교사에게는 무죄 판결이 유지되면서, 현장에서의 책임 범위에 대한 법원의 세밀한 접근이 드러났습니다.

교사들의 깊은 우려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교원 단체들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세종교사노동조합과 울산교사노조는 거의 동시에 성명을 내고 "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노조 측은 사고가 교사의 주의 의무 위반보다는 운전자의 부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는데요.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 교사의 99.5%가 현장체험학습 중 안전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했을 정도로 현장의 어려움이 컸습니다. 교사들은 물리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재판부의 판단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77.4%의 교사가 체험활동 추진 과정에서 자신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해, 시스템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판결이 던진 질문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적 과실의 문제를 넘어 교육 현장의 구조적 딜레마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학생의 소중한 생명이 걸린 문제라며 교사의 책임을 강조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까지 교사 개인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이 교육 활동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걱정합니다.

법원의 판결문을 자세히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1심과 항소심 모두 교사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책임의 범위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특히 유족과의 합의가 형량에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사후 처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킵니다. 하지만 이런 합의가 가능한 것은 어디까지나 개별 사건의 특수성 때문이고, 모든 사고에서 동일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

교원 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안전법 제10조 제5항에 명시된 '교직원의 안전조치 의무'의 적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울산교사노조 박광식 위원장은 "불가항력적인 사고로 인해 교사가 형사 책임을 지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법과 제도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약속했습니다.

현재 교사들은 현장체험학습을 추진할 때마다 형사 책임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교육당국이 단순히 지침만 내리는 것을 넘어, 학교, 교육청, 교육부가 함께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분명해 보입니다. 체험학습의 교육적 가치를 살리면서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일입니다. 이번 판결이 교사들의 형사 책임 불안을 완전히 해소해주지는 못했지만, 교육 현장의 복잡한 현실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법과 제도 차원의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