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신속한 기각
미국 연방대법원이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캘리포니아주의 우편투표 약 2만 장에 대한 개표 중단을 요청한 긴급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신청이 접수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한 문장짜리 명령으로 요청을 거부했고, 반대 의견도 없었는데요.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주장해 온 '부정 선거' 논란에 따른 캘리포니아 개표 개입 시도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정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이례적 질책으로 평가했습니다. 신청 직후 상대방의 답변을 묻지도 않고 기각한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겁니다. 법무부는 해당 유권자들이 시민권자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며 투표용지를 분리 보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캘리포니아주는 명단에 포함된 상당수가 이미 시민이거나 유효한 유권자 등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선거 전날 쏟아진 기소
같은 날 미국 법무부는 중간선거 하루 전에 선거 관련 범죄 혐의로 63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미국 시민권이 없는데도 연방 선거에 투표하거나, 유권자 등록을 위해 시민권을 허위로 주장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63명 가운데 4명은 불법 체류자이고, 대부분은 영주권자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선거 사기 관련 체포가 가장 크게 급증한 사례라며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최근 9주 동안 25개 주에서 외국 국적자 195명을 선거범죄 혐의로 기소했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누적 기소 인원은 239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공개된 사례 대부분은 2022년 중간선거와 2024년 대선 등 과거 선거와 관련된 것이어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정투표 문제를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치적 파장과 전망
이번 일련의 사건은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선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해 왔고,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부정이 발생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는데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가능성이 크고 상원은 접전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법무부의 기소 발표와 대법원의 기각 결정이 맞물려 정치적 논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부정 투표 사례가 일부 존재하기는 하지만 극히 드물며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네바다주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비시민권자 유권자 6천 명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가 검증 끝에 0명으로 줄어든 사례도 있었습니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이 연방 정부의 선거 개입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정치적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