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국적 논란, 상황에 따라 변하는 '박쥐' 태도와 외교적 파장

K경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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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달 전 수정 · 2026년 4월 28일 오후 8:20

발행: 2026년 4월 28일 오후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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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규제 압박 속에서 미국에 적극 로비하며 '미국 기업' 이미지를 강조하는 이중적 태도로 논란이다.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한국 정부에 규제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자, 한국 정치권은 내정 간섭·주권 침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 문제는 한미 간 법치 원칙과 동맹 관계의 경계를 흔들며 외교적 마찰까지 빚고 있다.

상황에 따라 변하는 기업의 얼굴

쿠팡이 다시 한번 '국적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쿠팡이 자신에게 유리할 때는 '한국 기업'을, 불리할 때는 '미국 기업'을 내세우는 이중적인 태도에 있습니다. 과거 일본 기업 의혹이 제기됐을 때는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혔던 기업이,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정부의 규제 압력을 받자 적극적인 미국 로비에 나서며 모습을 바꾼 겁니다. 올해 1분기만 16억 원에 달하는 로비 자금을 미국 의회에 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됐죠.

이러한 쿠팡의 행보에 미국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개입했습니다. 미국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54명이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한국 정부의 규제를 '차별'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한 것입니다. 서한은 쿠팡을 명시적으로 '미국 기업'으로 지칭하며, 한국 정부의 조치를 외교·안보 협상과 연계시키는 듯한 내용을 담아 파장을 키웠습니다.

주권 침해라며 일어선 한국 정치권

미국 의회의 압박에 한국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강한 반발을 보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은 이를 명백한 내정 간섭이자 사법 주권 침해로 규정하며 즉각 규탄했습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법 위반에 대한 정당한 집행을 '차별'로 왜곡하는 것은 법치주의와 주권 평등에 위배된다"고 지적했죠. 국회의원 90여 명이 주한미국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보내기로 한 것도 이런 분노의 표현입니다.

외교부는 이 복잡한 상황 속에서 안보 협의와 경제 현안의 경계를 분명히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국자는 쿠팡에 대한 조사가 국내법과 절차에 따라 비차별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계속해서 설명해왔는데요. 핵심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심각성과 피해 규모를 미국 측에 충분히 전달하면서, 이 문제가 한미 간 핵심 안보 의제인 핵추진잠수함 도입 논의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현재 외교부는 미국 하원의 서한에 대한 답신을 관계 부처와 검토 중입니다.

교차하는 법치와 동맹의 논리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업 규제 문제를 넘어 국제법적 원칙과 동맹국 간 관계의 민감한 경계를 드러냈습니다. 한국 정부와 정치권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을 조사하고 제재하는 것은 주권 국가의 당연한 권리이며, 기업의 국적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거죠. 반면 미국 의회 일각의 주장은, 자국 기업이 해외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에서 출발합니다.

문제는 쿠팡이 자사의 정체성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해석하는 '박쥐' 같은 전략을 썼다는 점입니다. 자사 홈페이지에서는 스스로를 '미국 기술기업'으로 소개하면서도, 한국 시장에서는 가장 친숙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죠. 한국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법적 준수에는 '외국 기업'의 위치를 내세우는 것은 소비자와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결국 이 논란은 글로벌 기업이 진정한 '글로벌 시민'으로서 동등한 책임을 지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