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필리버스터 끝 통과
2025년 12월 2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일명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2박 3일간 이어진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무릅쓰고 범여권이 동의한 토론 종결 동의로 표결에 들어가 177명 재석 중 찬성 170, 반대 3, 기권 4로 가결됐습니다. 이로써 국회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이어 또 하나의 논쟁적 법안을 처리했습니다.
무엇이 바뀌나?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개정안의 핵심은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법원이 인정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입니다. ‘불법정보’의 정의도 구체화했는데, 인종·성별·장애 등에 대한 차별·증오 선동 정보, 타인의 인격권·재산권·공익을 침해하는 허위·조작 정보가 포함됩니다.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해당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방지할 의무를 부과하고,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발을 일부 수용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보’는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최초 발화자 규정을 삭제하는 등 수정을 거쳤습니다.
“피해 구제 필요” vs “표현의 자유 침해”
민주당은 “악의적 허위정보로 피해를 입은 국민을 구제하고, 온라인 공간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정치적 목적이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고의로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행위를 억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권에 대한 비판을 가짜 뉴스로 몰아세우는 ‘입틀막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명백한 위헌”이라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했습니다. 야당은 향후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할 방침입니다.
언론단체와 시민단체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허위조작정보라는 모호한 개념으로 국가가 검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지적했고, 참여연대는 “방미심위가 자의적으로 정보를 차단할 수 있다”며 재의요구를 촉구했습니다. 법률가 단체는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표현의 자유와 통신 비밀을 침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법안들과의 연계, 정치적 긴장 지속
이날 본회의에서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도 함께 가결됐습니다. 야당은 이 법안 역시 위헌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습니다. 한편 통일교 특검법은 여야가 추진에 합의했지만, 특검 추천 방식(법원행정처장 추천 vs 헌법재판소·법무부 추천)과 수사 범위(대선 과정 정치자금 의혹 포함 여부)를 놓고 대립 중입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나경원 의원 관련 의혹도 특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간을 끄는 것”이라 맞섰습니다.
향후 전망: 재의요구권·위헌심판 주목
법안은 이제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되면 내년 6월 말부터 시행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입니다. 야당은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할 계획이지만,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이 법이 실제 적용될 때 표현의 자유와 언론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권력에 대한 비판이 ‘허위조작정보’로 규정되지 않도록 신중한 해석과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