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가져온 하늘값 충격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하늘길 여행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장기화 여파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가 현행 체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최고 단계인 33단계에 올랐습니다. 5월 발권 기준 유류할증료는 불과 두 달 전인 3월 대비 최대 6배까지 뛰었는데요, 인천-뉴욕 왕복 노선을 예로 들면 3월 약 20만 원이던 할증료가 5월에는 110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항공유 가격 결정 기준인 싱가포르 MOPS 가격이 배럴당 214달러를 기록하면서 발생한 결과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예외는 아닌데요, 진에어와 제주항공의 유류할증료는 전쟁 전과 비교해 최대 6배 수준으로 폭등했습니다.
여행 계획 무산에서 섬 주민 생활비 부담까지
이러한 폭등은 당장 소비자들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5월은 어린이날과 부처님 오신 날이 겹치는 연휴 시즌인데, 한 신혼부부는 베트남 신혼여행 항공료가 40만 원 이상 올라 취소를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해외 출장을 계획한 직장인들도 예산 초과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고 있죠. 문제는 하늘길만이 아닙니다. 인천 연안을 운행하는 여객선의 유류할증료도 최고 단계(12단계)로 조정되면서 섬 주민들의 이동 비용이 크게 늘었습니다. 인천-백령도 노선의 편도 유류할증료는 4,200원에서 12,600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고, 이에 따라 전체 요금도 상승했습니다. 인천시는 시민 대상 '아이-바다패스' 혜택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상승분을 선사에 보전해줘야 해 재정 부담이 커질 전망입니다.
업계의 비명과 불확실한 전망
이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항공사와 해운사입니다. 항공 운항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연료비가 급증했지만, 유류할증료는 최고 단계에 도달한 상태라 추가 비용은 고스란히 항공사 몫이 됩니다. 특히 헤지 계약 비중이 낮은 LCC들은 노선 축소까지 검토하며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죠. 업계는 정부에 공항 이용료 감면 등 지원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고물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한 경제학자는 운송비용 지원 등 기업 중심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는데요, 모든 이목은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의 향방에 쏠려 있습니다.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항공유 시장의 안정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결국 이 '고유가 폭탄'의 피해는 최종 소비자부터 운송 업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까지 연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