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신유빈, 완벽한 3연승으로 4강 진출…주천희, '한국 천적' 왕만위 벽에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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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2일 오후 5:56

발행: 2025년 12월 12일 오후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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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T 파이널스 홍콩 대회에서 임종훈-신유빈 조가 혼합복식 조별리그를 3전 전승, 무실세트로 4강에 진출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반면, 여자 단식 8강에 오른 주천희는 한국 선수 상대 45전 전승 중인 중국의 왕만위에 1-4로 패배하며 탈락했다. 한국 탁구는 혼합복식에서의 도전과 단식에서의 높은 벽이라는 양면적인 결과를 동시에 경험했다.

완벽한 질주, 그리고 높은 벽

홍콩에서 열리고 있는 2025 WTT 파이널스에서 한국 탁구는 찬란한 빛과 아쉬운 그림자를 동시에 드리웠습니다. 혼합복식의 임종훈-신유빈 조가 조별리그를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3전 전승으로 가뿐히 4강에 올라섰습니다. 반면, 여자 단식 8강에 진출한 주천희는 세계 랭킹 2위이자 ‘한국 천적’으로 불리는 중국의 왕만위에 막혀 더 이상의 전진을 하지 못했습니다. 한쪽에서는 미래를 약속하는 듯한 강력한 시너지를, 다른 한쪽에서는 여전히 넘기 어려운 거대한 벽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임종훈과 신유빈의 호흡은 이번 대회 내내 완벽했습니다. 브라질, 일본, 스페인 조를 상대로 내리 3-0 완승을 기록하며 조 1위를 확정지었죠. 특히 최종전이었던 스페인 조와의 경기에서, 3게임 초반 6-9로 끌려가던 위기 상황에서도 5점을 연속 득점하며 역전승을 거둔 장면은 이 조의 정신력과 집중력을 잘 보여줬습니다. 이들의 압도적인 기세는 WTT 시리즈에서만 3관왕을 차지한 실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주천희, 압도적 기록 앞에 선 도전

반면, 주천희의 8강전은 짧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16강에서 팀동료이자 세계적인 선수인 신유빈을 꺾고 올라온 그녀는 왕만위를 상대로 선전을 펼쳤습니다. 2게임에서는 8-3으로 크게 앞서가기도 했지만, 왕만위의 집요한 추격과 강력한 서브에 말리며 아쉽게 게임을 내주었죠. 승부처로 꼽히는 그 게임을 내주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고, 결국 1-4로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이번 패배는 단순한 한 경기의 결과가 아닙니다. 왕만위는 이 승리로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한 공식전 전적을 45전 전승으로 늘렸습니다. 한국 탁구계에 있어 왕만위는 넘어야 할 최종 보스와도 같은 존재인 셈이죠. 주천희는 올해 중국 스매시에서 왕만위를 꺾은 신유빈을 16강에서 제압하며 희망을 보였지만, 정작 본인은 그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게임에서 0-4로 끌려가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5점을 연속 득점해 한 게임을 따내는 모습은 한국 여자 탁구의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4강에서는 더 강한 상대가 기다린다

임종훈-신유빈 조의 여정은 이제 본격적인 하드 모드에 접어듭니다. 조 1위로 진출한 준결승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진이 예상됐지만, 1그룹의 결과에 따라 세계 랭킹 1위 또는 3위의 중국 조와 맞붙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미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무패 행진이, 결승 문턱에서 가장 큰 시련을 맞이하게 된 것이죠.

이들의 강점은 단순한 개인 기량의 합을 넘어선 완벽한 팀워크와 전략입니다. 신유빈의 안정적인 수비와 임종훈의 날카로운 공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상대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 경기 운영이 특징입니다. 이번 파이널스에서 세 경기 모두 상대를 3-0으로 제압한 것은 단순한 승리 이상으로, 체력과 전술적 여유를 준결승과 결승에 아껴둘 수 있다는 심리적 우위까지 가져다줍니다.

한국 탁구의 현재와 미래가 교차한 날

이번 WTT 파이널스 하루는 한국 탁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혼합복식이라는 비교적 새로운 부문에서는 세계 정상급과 맞설 수 있는 콤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임종훈-신유빈 조의 활약은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큰 자신감을 안겨주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여자 단식에서는 여전히 중국의 벽이 높습니다. 주천희의 패배는 아쉽지만, 그녀가 왕만위를 상대로 선전한 몇 게임의 내용은 한국 선수들도 충분히 대항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중국에 대한 전적이 45전 전패라는 무거운 숫자 뒤에는, 한 점 한 점 따라붙던 선수들의 도전이 있었고, 그 도전이 쌓여야만 결국 벽을 무너뜨리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임종훈과 신유빈은 이제 준결승에서 한국 탁구의 새로운 역사를 쓸 기회를 맞았습니다. 주천희의 짧았지만 강렬했던 도전이 그들에게 또 다른 동력이 되어줄지, 모든 탁구 팬들의 시선이 홍콩으로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