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처음 인정한 '탄약 고갈'
미국 전쟁부와 국무부, 국제개발처 감찰관실이 대이란 작전 '에픽 퓨리'의 피해를 처음으로 공식 집계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29일까지 투입된 전쟁 비용은 약 334억 달러, 우리 돈 45조 원을 넘습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대목은 그동안 정부가 부인해 온 '전략적 재고 부족'이 공식 확인된 겁니다.
세부 내역을 보면 탄약 소모에 223억 달러가 들어가 전체의 66.7%를 차지했습니다. 사드 재고의 약 80%, 패트리엇과 토마호크 미사일의 절반가량이 소진됐고, 이를 회복하는 데 최소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탄약 부족 보도를 허위라며 반박해 왔는데요. 이번 보고서는 그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기지와 항공 전력의 손실
인적, 물적 피해도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란의 공격으로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8개국에 있는 미군 기지 건물 수백 곳이 파괴되거나 손상됐습니다. F-15E 4대, F-35A 1대, KC-135 공중급유기 7대, MQ-9 리퍼 드론 30대 이상 등 총 50대가 넘는 항공기가 파괴되거나 손상됐습니다.
인명 피해도 컸습니다. 전투 중 미군 11명이 숨지고 누적 사망자는 18명에 이릅니다. 이라크 주재 외교시설은 600차례 이상의 공격을 받아 1억 5,700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고, 중동 외교시설 전체 피해액은 약 1억 8,400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외교 공관 인력 3,500여 명이 본국으로 철수했습니다.
물류 체계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핵심 거점인 바레인 해군지원기지가 사실상 초토화되면서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섬이 보급 기능을 대신 맡게 됐고, 보급 주기는 14~18일로 늘어났습니다.
흔들리는 중동 안보 구도
이번 전쟁은 미국의 중동 전략에도 균열을 냈습니다. 걸프 아랍 국가들은 미군 기지 주둔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미군 기지가 오히려 이란의 보복 대상이 되면서 자국이 위험에 노출됐다는 겁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 국가안보전략에서 중동을 최우선 전략 지역에서 제외하면서, 걸프 국가들은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카타르는 중국을 포함한 파트너들과 협력하며 외교적 돌파구를 찾고 있고, 이들의 최대 현안은 사실상 마비된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 개방입니다. 전쟁 전 하루 130~140척이 오가던 해협 통행량은 현재 평균 11척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45조 원이 넘는 전쟁 비용과 탄약 고갈 보고서가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