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상향된 경기 진단
정부가 최근 경기 판단을 한 단계 높였습니다. 지난 7월 '공고해지는 모습'에서 이번에는 '회복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으로 표현을 바꿨는데요. 이는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살아나면서 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늘어난 '트리플 증가'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6월 전산업 생산은 전년 대비 4.2% 늘었고, 설비투자는 5.8%, 소매판매는 2.7% 각각 증가했습니다. 특히 7월 수출은 반도체와 컴퓨터, 선박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62.8%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무역수지도 300억 달러가 넘는 흑자를 냈습니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정부는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1.0%포인트 올린 3.0%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수출 호조가 경기 회복의 가장 큰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반도체 수출은 이미 작년 실적을 넘어섰고,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육박합니다. 이 덕분에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상반기에만 작년 연간 실적을 상회하는 등 외환 건전성도 함께 개선되고 있습니다.
물가와 고용은 여전히 시급한 과제
하지만 거시적인 회복세 속에서도 서민들이 체감하는 민생 부담은 여전합니다. 먼저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의 3.2%에서 2.8%로 다소 낮아졌지만, 개인서비스 물가는 오히려 3.5%로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우려까지 겹쳐 있어, 8월에는 다시 3%대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고용 시장 역시 명암이 뚜렷합니다. 전체 취업자는 전년보다 10만 8천 명 늘어 증가 폭이 확대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제조업과 건설업, 그리고 15~29세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오히려 줄어든 상태입니다. 실업률 역시 2.6%로 0.2%포인트 상승했으며,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도 오름폭을 키우면서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경기는 회복되는 듯 보여도 취약 계층과 취약 부문의 고용 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 회복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지는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외 불확실성 속 정책 방향은
글로벌 환경도 녹록지 않습니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불안과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 등이 대외 리스크로 상존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3년 반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시장에서는 8월과 10월,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품목의 수급 관리와 물가 안정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해소 등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기 회복이 확인되고 있다는 진단은 반갑지만, 물가와 고용이라는 민생의 두 축이 여전히 불안정한 만큼 하반기 경제 정책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