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를 넘어선 배우의 길
손창민 배우가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출연을 통해 데뷔 55년 차의 풍성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습니다. 특히 80년대 그의 인기는 ‘BTS급’으로 표현될 만큼 뜨거웠는데요, 하루 평균 수백 통에서 방학 때는 3,000통에 달하는 팬레터가 쏟아질 정도였습니다. 한 에피소드에 따르면, 그는 ‘젊음의 행진’ MC 시절 여고생들의 열띤 환호에 의자에 지려는 사태까지 발생했을 정도로 당대 최고의 인기 스타였죠. 이런 폭발적인 인기는 매체가 제한적이었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기록입니다.
인간 손창민의 따뜻한 이면들
화려한 스타로서의 면모 뒤에는 주변인을 향한 깊은 배려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는 동료 배우 신현준에게 더 잘 어울리는 선물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드라마에서 자신의 역할을 양보하기도 했습니다. 또 16년째 함께한 매니저에 대해서는 결혼 전까지 월세를 지원하고, 결혼식 사회를 보는 것은 물론 혼수가구까지 직접 챙겨주는 등 남모르는 선행을 꾸준히 이어왔죠. 이처럼 손창민의 인간적인 매력은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 관계에서 빛을 발합니다. 재미있게도 그는 이병헌이 배우가 되기 전, 광고 촬영장에서 “배우 되면 찾아와라”는 즉흥적인 조언을 했고, 이병헌이 실제로 맥주 박스를 들고 찾아와 인사를 건넨 특별한 인연도 가지고 있습니다.
프로페셔널로서의 연기 철학
50년이 넘는 연기 인생 대부분을 악역으로 소화해온 그는 연기에 대한 깊은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손창민에 따르면 선한 역할보다 악역이 더 매력적이고, 깊이 있는 공부와 내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그는 작품에 완전히 몰입하기 위해 촬영 기간 중 하루 2~3시간만 자며 대본을 연구하는 철저한 준비를 합니다. “잘 거 다 자고 쉴 거 다 쉬면 주인공을 못 한다”는 말은 그의 프로정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연기 후유증에 대해 그는 여행을 통해 심리적 균형을 찾고, 스스로를 다잡는 방법으로 극복해왔습니다. 현재 71세의 나이에도 그는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제일 먼저 오고 제일 늦게 떠난다’는 원칙을 지키며,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개발하는 것이 배우의 경쟁력이라고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