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사흘 만에 터진 '크랙게이트'
애플이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내놓은 건 지난 10월 23일입니다. 256GB 기준 329만원짜리 제품인데요. 판매 시작 몇 시간 만에 화면 중앙 접힘부에 금이 가고 하얀 선이 생기는 사진과 영상이 퍼졌습니다. 개봉 6시간 만에 갈라졌다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크랙게이트'라는 이름이 붙었죠.
애플은 26일 결함을 인정하고 무상 교체를 안내했습니다. 자급제든 통신사 구매든 상관없이 지원 앱으로 접수한 뒤 공인 서비스센터 점검을 거치면 교체해준다는 겁니다. 2010년 아이폰4 안테나게이트 때와 달리 사흘 만에 사과와 조치가 나온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다만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수리업체 아이픽스잇은 힌지 중앙 지지대가 충분히 후퇴하지 않아 접힐 때 화면에 응력이 몰린다고 분석했고요.
교체하고 싶어도 물건이 없다
문제는 재고입니다. 폴더블 화면용 고품질 부품 불량률이 40%를 넘었고, AI 데이터센터발 메모리 수요 폭증으로 반도체 가격이 뛴 '칩플레이션'까지 겹쳤습니다. 애플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교환용 물량 확보가 어려워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교체 대기가 석 달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사전예약 배송은 내년 1월 22일로 밀렸습니다. 메인 디스플레이 수리비만 164만9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요. 결함을 인정했어도 대체 기기를 당장 받을 수 없다는 게 불만을 키우는 대목입니다. 유튜버 잇섭은 직접 산 제품으로 100회 넘게 접고 비트는 시험을 생중계했지만 균열은 재현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단일 테스트로 안전성을 단정할 수 없다며 애플에 공식 입장과 보증 수리 방침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반사이익 노리는 삼성
경쟁사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 듀오 출시 직후 갤럭시 Z 폴드8 공통지원금을 60만원으로 올렸습니다. 10만원대 요금제를 쓰면 256GB 모델 실구매가가 167만8100원까지 내려가는데요. 같은 조건의 아이폰 듀오가 284만원 선이니 두 기종의 가격 차이는 116만원 안팎으로 벌어졌습니다.
삼성은 갤럭시 S26 울트라에도 지원금 60만원을 적용했고, 11월 한 달 할인 행사와 네이버 협업 쇼핑라이브, 브랜드데이까지 동원해 10·30세대 공략에 나섰습니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폴더블 점유율을 삼성 31.9%, 애플 29.8%로 전망했습니다. 격차가 2.1%포인트까지 좁혀지는 만큼, 이번 결함 대응이 애플 첫 폴더블 흥행을 가를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