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 인사, 갈등 봉합인가 정치적 포석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8박 10일간의 유럽 순방을 마치고 18일 귀국했습니다.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 대통령을 맞이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깊이 허리를 숙여 90도 인사를 건넸는데요.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도 함께 참석하며 당청 간의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불과 열흘 전 출국 행사에 불참하며 불거진 명청 갈등설을 잠재우려는 모습이었죠.
정 대표는 이후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연일 극찬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정 대표는 시인의 구절을 인용하며 흔들리며 가는 게 인생이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고,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진정한 화해인지 아니면 당권 경쟁을 위한 임시 방편인지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인사 자체가 단순한 예우였다기보다는 복잡한 당내 상황과 맞물린 정치적 행위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를 과거 한동훈 전 대표의 행태에 빗대며 혐오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연일 칭송하는 대표와 민주당의 내홍
정청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G7 순방을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교과서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90분 환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었다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화 자산을 계승하는 역사를 쓸 것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또한 코스피 9000선 돌파를 언급하며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을 세계적 지도자의 면모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정 대표를 향한 연임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박지원 의원과 김영진 의원 등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연임에 도전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더욱이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달 말 총리직에서 물러나 당권에 도전할 것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민주당의 권력 구도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순방 성과와 집권 2년차 국정 과제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유럽 순방 성과를 직접 브리핑했습니다. 기존 관례와 달리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설명하는 방식을 택한 건데요. EU와의 디지털 통상 협정 체결과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 등 경제적 성과를 내세우며 집권 2년차 외교 동력을 과시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을 통해 한미동맹을 재확인한 점도 하이라이트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귀국한 대통령이 마주한 국내 정국은 녹록지 않습니다. 지지율은 지방선거 이후 50%대 중반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당청 간의 갈등은 표면적으로 봉합된 듯해도 불씨가 여전합니다. 이 대통령이 순방에서 거둔 외교 성과만큼, 민주당 내부의 권력 투쟁과 민생 경제 회복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향후 정국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