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한 번에 800만 원, 조직적 부정행위의 실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필수적인 한국어능력시험, 이른바 토픽에서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대규모로 적발되었습니다. 중국인 브로커를 중심으로 한 일당은 대리 응시와 실시간 정답 전달을 통해 무려 7억 원의 수익을 올렸는데요. 경찰은 브로커와 대리 응시자, 의뢰 유학생 등 총 113명을 무더기로 검거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커닝을 넘어선 치밀한 조직 범죄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위조 신분증과 초소형 이어폰, 감독관을 속인 수법들
이들의 범행은 중국 내 SNS를 통해 의뢰자를 모집하는 것부터 시작됐습니다. 브로커는 국내 대학원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이력을 살려 직접 매크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시험 접수를 돕고, 원하는 등급에 따라 200만 원에서 800만 원의 비용을 받았습니다. 특히 외모가 비슷한 대리 응시자를 섭외해 위조 신분증으로 감독관을 속이는가 하면, 목 뒤에 소형 이어폰과 송수신기를 숨겨 실시간으로 답을 듣는 수법까지 동원했습니다. 당연히 이렇게 부정하게 취득한 성적은 서울 주요 대학 입학과 졸업, 장학금 수령, 심지어 취업과 체류 자격 연장에까지 악용되었습니다. 반대로 무자격 상태로 학위를 취득한 사례가 적발됨에 따라, 교육의 공정성을 지키는 제도적 허술함도 함께 드러난 셈입니다.
학위 취소부터 전파 탐지기까지, 사후 대책과 과제
교육부는 이번 수사 결과를 각 대학에 통보하고, 부정행위로 입학하거나 졸업한 유학생들의 학위 취소와 장학금 환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실 토픽 응시자는 2020년 21만 명에서 지난해 56만 명으로 급증했고, 부정행위 적발 건수도 182건에서 554건으로 늘어나며 관리 공백이 커져 왔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올해부터 초소형 통신 기기를 잡아낼 전파 탐지기를 도입하고, 대륙별로 시험지를 차별화하는 등 방지 체계를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조직적 범죄가 뿌리내리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일, 그것이 앞으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