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넘어 AMD·구글까지, HBM 고객 다변화
삼성전자가 하반기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확대에 시동을 걸면서 고객 다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전영현 부회장 주재로 열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는 HBM 판매 확대와 주요 빅테크 기업과의 장기공급계약 체결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는데요. 기존 엔비디아 중심 공급망에서 벗어나 AMD, 브로드컴, 구글 등 다양한 AI 반도체 고객사를 겨냥한 포트폴리오 재편이 핵심입니다.
사실 AI 서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HBM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자 주요 고객사들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장기계약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3E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차세대 제품인 HBM4와 HBM4E의 양산 체계를 구축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이미 일부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추가 계약 추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HBM4 시대, 종합반도체의 시너지가 관건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먼저 발을 내디딘 상황이라 삼성전자의 반격이 주목됩니다. 특히 HBM4와 HBM4E 단계에서는 단순 메모리 성능을 넘어 베이스 다이 설계와 패키징 기술, 발열 제어 능력이 경쟁력을 가를 핵심이 됩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보유한 종합반도체 기업의 강점을 적극 활용해 맞춤형 AI칩 턴키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고객사별 요구에 맞춰 제품 설계부터 생산까지 최적화하는 구조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죠.
이러한 접근은 고객 다변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AMD의 MI 시리즈나 브로드컴의 네트워크 기반 AI 칩, 구글의 TPU 등 서로 다른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HBM을 공급하려면 단일 규격 대응이 아닌 맞춤형 기술 결합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AI 반도체 시장 전반에서의 입지를 다지고자 합니다.
삼성과 SK, AI로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
반도체 공급망 확대와 함께 국내 대표 기업들의 AI 전환 움직임도 눈에 띕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AI 모델인 삼성 가우스를 도입해 외부 유출 위험이 있는 제3자 AI 대신 내부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보안이 확보된 환경에서 R&D 분야의 코드 생성과 문서 요약 등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며 AI 네이티브 환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AI 에이전트 구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비서 기능을 넘어 일정 관리나 메일 작성, 정보 검색 등을 스스로 처리하는 동료형 AI를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사용자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퍼스널 AI 환경을 구축하며 기업과 개인의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보안과 데이터 주권을 기반으로 한 내부 혁신에, SK는 사용자 중심의 AI 에이전트 생태계 조성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AI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이 동시에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으로 진화하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