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거진 '석유제품 대러 수출' 논란
영국 가디언이 지난 7월과 8월 사이 유조선 7척이 한국 항구에서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 석유제품 17만 6000톤 이상을 실어 날랐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일부 선박은 일본과 싱가포르를 최종 목적지로 신고한 뒤 러시아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 보도를 근거로 한국이 러시아의 정유 능력 상실을 보완해 줬다며 대러 제재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정부 "수출통제 품목 아니다"
정부는 곧바로 반박에 나섰습니다. 외교부와 산업통상부, 관세청은 공동 자료를 내고 경유와 항공유 같은 상업용 석유 정제제품은 대러 수출통제 품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한국 항구에서 석유 정제제품을 선적한 것 자체가 국내법 위반은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 통제 대상은 산업기계와 전자제품, 차량 등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물품이며,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는 1,402개 품목은 상황허가 대상으로 묶여 있습니다.
청와대도 무역협회 통계를 제시하며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러시아로 경유와 휘발유, 제트유를 수출한 기록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원산지와 최종 구매자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이 러시아를 도왔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숫자로 본 대러 수출 통제
한국의 대러 수출은 2021년 100억 달러에서 지난해 40억 달러로 줄었습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에서 0.6%로 낮아졌는데요. 2022년 63억 달러, 2023년 61억 달러, 2024년 45억 달러로 매년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국제 평화 유지 노력에 동참해 왔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정부는 가디언이 보도한 선박들의 실제 운항 경로와 신고서상 목적국이 다른 이유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목적지 허위 신고 혐의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법령 위반이 확인되면 법에 따라 조치하고 우회 수출 방지 점검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청와대는 우크라이나 측에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한국 정책을 왜곡하는 공개적 언급을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도 전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