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무너진 섬 마을
인도네시아 동부 플로레스섬 북부 해안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해 큰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8월 15일 새벽에 일어난 이번 지진은 진원 깊이가 10km에 불과할 만큼 얕아 지표면에 닿는 충격이 매우 컸는데요. 사망자는 계속 늘어 53명으로 집계되었고, 부상자와 실종자 수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주택 914채가 완전히 붕괴하고 443채가 파손되었으며, 학교와 병원 등 공공시설 100여 곳도 무너져 5,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임시 대피소로 급히 옮겨졌습니다. 항구 터미널과 신학교 지붕이 무너지는 등 플로레스섬 전역에서 건물 잔해가 곳곳에 쌓여 있습니다.
여진과 쓰나미, 산사태가 겹친 복합 재난
본진 이후에도 최고 규모 6.2를 포함해 340여 차례의 여진이 이어지며 주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일부 해안 마을에는 최고 1.6m 높이의 쓰나미가 덮쳐 어선들이 좌초되고 주택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는데요. 산사태와 도로 단절, 정전·통신 두절이 겹치면서 구조 작업은 더디기만 합니다. 특히 섬을 가로지르는 700km 산악 고속도로가 끊겨 중장비와 구호품이 제때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 매몰자 수색에 한계가 큽니다. 당국은 헬리콥터와 구조선을 급파해 구호물자를 수송하고 있지만, 여진이 2~3주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주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불의 고리'의 저주와 잇단 강진
인도네시아는 환태평양 조산대인 '불의 고리'에 자리 잡아 지진과 화산 활동이 잦은 지역입니다. 1992년에도 플로레스섬에서 규모 7.7 지진과 쓰나미로 2,500여 명이 사망했고, 2004년 수마트라섬 대지진 때는 17만 명 이상이 희생되었죠. 이번 지진 발생 12시간 후에는 북수마트라주에서 규모 6.9의 강진이 추가로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콜롬비아와 필리핀, 일본, 멕시코에서도 대형 지진이 연달아 발생하며 전 세계적인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올해 발생한 대형 지진이 이례적인 수준은 아니라며, 이를 더 큰 참사의 징후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얕은 진원과 열악한 기반시설이 겹치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작은 여진 하나에도 피해가 확대될 수 있는 취약성은 여전해서 추가 인명 피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