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외교 정당화 혐의로 안보실 실세 구속
12·3 내란 당시 외교 채널을 동원해 불법 계엄의 정당성을 알리려 한 혐의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구속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김 전 차장이 안보실과 외교부 공무원들에게 계엄을 옹호하는 설명 자료를 배포하고, 주한 미국대사에게 불가피성을 강조했다고 봤는데요. 이는 내란 관련 혐의로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가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첫 사례라 의미가 큽니다.
김 전 차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한 실세로 꼽혔고, 계엄 선포 1년 7개월 만에 결국 신병이 확보됐습니다. 사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내란과 무관하다며 대통령을 비난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번 구속을 계기로 계엄 선포 전후 대통령의 구체적 지시 내용과 안보실 내부 모의 과정이 드러날지 주목됩니다.
특검 수사, 종반에 강도 높인 '헤비테일' 전략
권창영 종합특검팀은 수사 종료를 앞두고 김태효 전 차장 외에도 강호필 전 육군지상작전사령관과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 강도를 높였습니다. 전방부대 통솔 책임자와 대통령실 비서관까지 동시에 겨냥한 건, 수사 말미에 주요 절차를 집중하는 이른바 '헤비테일'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물론 이런 공세가 모두 성과로 이어진 건 아닙니다. 김 전 차장의 영장은 발부됐지만,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은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수사 확대가 오히려 마무리 단계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특검은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 소환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추가 입건 방안까지 검토하며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여전히 남은 의혹들, 규명 과제는 산적해
김 전 차장의 구속으로 내란 외교적 은폐 시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여전히 밝혀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안보실로부터 정당화 문건을 전달받은 국가정보원이 미국 중앙정보국 측에 이를 설명했다는 의혹, 그리고 2023년 6월 극비 시설인 강원도 HID 부대를 방문해 대북 도발을 유도하고 계엄을 정당화하려 했다는 의혹 등은 아직 수사가 더 필요한 영역입니다.
반대로 수사의 사각지대에 대한 지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 의혹의 정점으로 거론되는 김건희 여사는 특검 수사 내내 단 한 차례도 조사를 받지 않았는데요. 핵심 인물에 대한 조사 미이행은 특검 수사의 공정성과 완성도를 둘러싼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미 두 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수사가 모든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